유로모니터 亞100대 유통 순위 9위→12위 하락
디지털 전환, 中시장 오프라인 부진 등 원인 꼽혀
"실적 바닥쳤다…면세점·소매 회복 실적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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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유통업계 맏형으로 꼽히는 롯데가 최근 글로벌 위상이 날로 위축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라이벌 기업인 신세계가 코로나19 파고 속에서도 글로벌 기업 순위가 계속 올라가는 것과 달리 롯데는 반대로 글로벌 순위가 지속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가 이처럼 글로벌 순위가 하락한 배경으로는 ‘디지털 전환’과 ‘오프라인 매출 성장’의 부진이 꼽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20 보고서에서 9위로 톱 10에 올랐으나, 지난해 11위로 떨어진 뒤 올해는 12위로 하락한데다, 쿠팡에(11위)에도 추월 당했다.
반면에 경쟁사인 신세계는 지난해 톱10인 9위에 진입한 데 이어 올해 2계단 상승한 7위로 글로벌 위상 더 높아지고 있어 롯데와 대조를 이룬다.
유로모니터의 글로벌 기업 순위 평가는 소매 판매액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업계와 전문가들은 롯데가 최근 글로벌 위상이 날로 위축되고 있는 배경으로 디지털 전환의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이다.
경쟁사인 신세계가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 쓱닷컴(SSG닷컴)이 외형성장을 지속하며 온라인사업이 선방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 통합온라인몰 ‘롯데온(ON)’은 적자가 더욱 커지며 시장에서 아직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롯데온은 출범 2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고배를 마시고 있다. 롯데온 출범 첫해인 2020년 매출 1380억원과 영업손실 95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매출은 1080억원으로 21.5%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1650억원으로 더 커졌다.
롯데의 글로벌 위상이 위축된 또다른 배경으로는 부진한 오프라인 매출 신장률이 꼽힌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5조5812억원으로 3.7%,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37.7% 줄었다.
백화점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을 뿐 나머지 사업부가 대체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여파다. 백화점은 명품 인기가 계속되며 지난해 매출이 8.8% 증가한 2조8880억원,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349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할인점(대형마트) 매출은 5조7160억원으로 7.2% 줄었고, 영업적자도 320억원으로 전년(130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슈퍼 역시 내식 수요가 둔화되면서 매출이 12.3% 감소한 1조452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적자는 50억원으로 전년(200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이같이 오프라인 매출 신장률이 더딘 근본적 배경으로는 중국 유통사업 철수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세운 글로벌 사업의 핵심 전략지였다.
그러나 2016년 롯데가 소유한 성주골프장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결정되면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롯데는 150여 개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롯데쇼핑 IR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롯데백화점은 중국 점포는 1개 점포만 남아있으며, 대형마트는 중국에 운영중인 점포가 아예 없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중으로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 ‘HQ(Lotte China Management Co Ltd)’ 법인마저도 청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롯데의 실적이 이미 최저점을 기록한 데다, 상당수의 부진 점포를 정리한 만큼 앞으로의 실적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오프라인 수요가 살아나고 있고, 롯데가 최근 해외면세 시장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면세점 부문의 실적이 좋아질 경우 향후 글로벌 위상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해외 신규 출점에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호주 시드니에 시내면세점을 새롭게 열었다. 지난 2020년 6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이후 683일 만의 출점이다. 롯데면세점은 연내에 베트남 다낭 시내점도 새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현재 부분 영업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의 전 매장 개장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하노이 시내면세점까지 출점 행렬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유통학과 교수는 "롯데의 실적은 이미 바닥을 칠대로 친 것 같다"며 "최근 오프라인 소매가 살아나고 있고 면세점 부분에서도 해외 점포를 계속 내고 있는 데, 앞으로 보복 여행이 시작되면 내년부터는 실적이 아주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한국유통학회장 출신인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은 워낙 안 좋은 상태가 지나갔기 때문에 실적이 그래도 전반적으로 회복될으로 예측된다"며 "그런데 중요한 것은 롯데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유통시장의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실행을 하느냐가 결국 앞으로의 실적 회복에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pr9028@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