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량 16% 증가했지만 금액 기준으론 100% 늘어
석유협회 "원유 도입 비용 약 58% 수출로 회수한 듯"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국내 정유업계의 올해 1∼5월까지 석유제품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한석유협회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의 5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61억4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별 수출액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또 올해 들어 5월까지 석유제품 누적 수출액은 242억6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0억28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1∼5월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1억9771만배럴로 작년 동기보다 15.7% 증가했다.
수출 물량이 16%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수출액 기준으로는 10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석유제품 수출액이 급증한 것은 고유가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과 그에 따른 정제가동률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1∼5월 석유제품 평균 수출단가는 배럴당 122.7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74.3% 상승했으며 특히 5월의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배럴당 142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정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초강세를 보이면서 정유사들의 정제설비 가동률도 높아졌다.
석유공사 측은 국내 정유업체의 1∼5월 기준 정제설비 가동률은 작년 72.8%에서 올해 79.2%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출단가 상승과 정제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수출액이 급증하면서 5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5월 원유 도입에 쓴 비용(419억8600만달러)과 석유제품 수출액(242억6500만달러)을 비교하면 원유 도입 비용의 약 58%를 수출로 회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통상 정유업계 매출액 중 수출액 비중은 54% 안팎"이라면서 "지금은 내수보다 수출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국내 석유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호주였으며 국내 정유업계가 호주에 수출한 물량은 2957만4000배럴로 집계됐다. 이어 싱가포르(2318만6000배럴), 중국(2133만8000배럴) 등의 순이었다.
호주는 최근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과 엑손모빌이 정제설비를 폐쇄해 석유제품 수급난을 겪고 있다. 그렇다 보니 국내 정유사가 이 기회를 활용해 발 빠르게 수출 물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