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공포 속 국제유가 급락, 추가 하락 전조인가…‘전망 분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06 11:52
NORWAY-OIL/STRIKE

▲해상유전(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 들어 무섭게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최근들어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5일(현지시간)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자 유가가 약 2개월 만에 100달러선이 다시 붕괴됐다.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유가가 추가 하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원유시장에 공급이 계속 부족하다는 이유로 재상승 여력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8.24% 급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5월 10일 이후 처음이며, 종가 기준으로 보면 4월 25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낙폭도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9.5% 폭락하면서 배럴당 102.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배럴당 120달러를 뛰어넘었던 국제유가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발표 이후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 이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행보를 강화하면서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본격 고개를 든 것이다.

특히 이날에는 경기 침체의 전조 신호로 해석되는 움직임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나타나면서 유가가 하락 압박을 크게 받았다. 또한 미 달러화 가치가 이번 주 들어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원유 시장에 악재로 꼽혔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요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의 금리 역전이 발생했고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원유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들도 동반 추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기 흐름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19개월래 최저가로 무너졌고 금(-2.2%), 은(-3.7%), 백금(-2.5%), 알루미늄(-2.9%), 주석(-2.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2022-07-06_115105

▲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 금융)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릿치 애널리스트는 "미국 산업 심리가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다"며 "이는 미국 경제가 탄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경제가 12개월 내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을 38%로 제시했다. 블룸버그의 아나 웡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와 기업 대차대조표가 탄탄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걱정은 소비자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기업의 고용과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65달러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내년에는 브렌트유가 45달러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원유 생산량이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날 유가 폭락은 지나쳤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를 총괄하는 제프리 커리는 CNBC에 "금융시장에선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실물시장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며 "특히 원유시장의 경우 재고가 지나치게 낮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목표 가격을 배럴당 140달러로 제시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호주 ANZ은행의 캐서린 버치 애널리스트는 "원유시장은 완만한 경기침체를 이미 반영하기 시작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심각한 침체가 발생해 글로벌 원유수요가 5% 무너질 경우 지지선이 80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