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실적행진 일단멈춤…"하반기가 더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07 15:28

복합위기에도 매출 역대 2번째, 영업익 14조원 11.4%↑



반도체 선방과 환율 효과로 선방…스마트폰·가전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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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가 상반기 나름대로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지난 2분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매출액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14조원을 넘기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박과 전쟁, 전염병, 정치리스크 등 ‘복합위기’를 극복한 결과지만 앞으로 전망이 밝지는 않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94%, 11.3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의 경우 2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전분기(77조 7800억원)보다는 1% 감소한 정도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14조 1200억원)보다 0.85% 줄었다.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뛰어난 성적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은 약 77조원, 영업이익을 약 14조 7000억원으로 예상했었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 선방과 환율 효과가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의 영향으로 PC용, 모바일용 수요는 약화됐지만, 데이터센터 투자 등 서버용 수요가 견조한 덕분이라는 해석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실적이 뒷걸음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6100만대 수준으로 1분기(7300만대)보다 1000만대 이상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 TV 출하량은 9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28%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영입이익이 증가한 데는 환율이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는 달러로 거래돼 거래실적을 원화로 환산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뛰는 효과가 있다. 올해 2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1260원 가량이다. 작년 동기 대비 12%, 전 분기 대비 5% 오른 수치다.

올해 1분기 평균 환율(1205.0원)이 작년 4분기(1183.2원)보다 1.8% 올랐을 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에 기여한 환 효과를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고려하면 2분기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효과는 8000억원이 넘어갈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의 경우 원자잿값 및 운송비 부담이 커졌지만, 해외 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제품은 현지 통화로 거래돼 달러화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합악재’를 뚫고 선방한 삼성전자지만 앞으로 전망은 안갯속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전세계가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다 최근 들어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3분기부터 삼성전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가전 등 재고자산은 작년과 비교해 계속 쌓이고 있는 추세다. 미국 빅테크 기업 등이 경기둔화 우려로 몸을 사리면 삼성전자의 매출도 하락할 여지가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먹거리인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업계의 관심을 끈다. D램 가격은 3분기에 2분기 대비 최고 10%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조사업체 관측이 나왔고,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만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4’와 ‘플립4’를 출시하는 만큼 이에 따른 효과는 다소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파운드리 부문 실적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회사 연간 실적에 대한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지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액 전망치를 318조5060억원에서 313조7330억원으로 1.5%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60조1330억원에서 58조4860억원으로 2.7%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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