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6월 식량가격지수 154.2로 전월대비 2.3%↓
곡물·유지류 하락, 육류·유제품은 여전히 상승세
"내년 곡물소비 줄 것"…정부도 "하반기 하향세"
▲지난 8일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 |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공개한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직전 5월(157.9)보다 2.3% 떨어진 154.2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FAO는 매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조사하고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의 식량가격지수를 산정해 발표한다.
지난 3월 159.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세계식량지수는 4월 158.4, 5월 157.9에 이어 6월 154.2로 3개월 연속 뒷걸음질 하고 있다. 그러나 6월 세계식량지수는 올해 1월(135.6)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농식품부는 말했다.
FAO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를 품목군별로 살펴보면, 곡물 가격은 전월보다 4.1% 하락한 166.3으로 집계됐다.
밀 가격이 북반구 수확 개시, 캐나다·러시아 등의 생산량 개선 전망, 전 세계적 수입 수요 둔화 등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수확 진행, 미국 작황 개선에 따라 내려갔다. 다만, 국제 쌀 가격은 올랐다.
유지류 가격은 전월(229.2) 대비 7.6% 떨어진 211.8을 기록했다. FAO는 팜유의 주요 생산국 공급량이 늘어난 데다 인도네시아가 자국 팜유 재고를 수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지류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가격 상승세를 보였던 해바라기씨유와 대두유도 글로벌 수입 수요가 억제되면서 가격하락으로 돌아섰다.
설탕은 전월(120.4)보다 2.6% 줄어든 117.3을 보였는데,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로 설탕 수요가 감소했으며, 브라질 헤알화 약세와 에탄올 가격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반면에 6월 육류의 가격은 모든 종류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전월(122.7) 대비 1.7% 오른 124.7로 집계됐다.
특히, 가금육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반구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라 공급 장애가 지속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쇠고기는 중국이 브라질로부터 수입제한을 해제한 여파로 가격이 올랐다. 돼지고기도 주요 수입국들의 수입량이 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도 전월(143.9)보다 4.1% 상승한 149.8을 기록했다. 치즈는 유럽 내 이른 폭염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올랐으며, 분유는 수입 수요 강세와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 영향으로 가격이 뛰었다. 버터는 향후 수개월 간 우유 공급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유럽과 해외 수요 모두 증가해 상승세로 전환됐다.
FAO는 올해와 내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과 세계 곡물 소비량이 직전 2020~2021년도와 비교해 각각 27억9150만톤(0.6%), 27억9740만톤(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치솟고 있는 국내 물가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하향세 선회하는데 긍정 작용을 할 지 관심사이다.
우리 정부는 올 하반기 곡물 가격이 2분기 대비 가격이 하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밀과 콩, 옥수수 등을 생산하는 주요 수출국의 작황이 개선된 데 이어 미국 금리도 인상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이 하향 또는 약보합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관련 업계와 주요 곡물 재고, 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등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올 9~10월 중 사용물량까지 미리 재고를 확보한 상태이며, 추가 소요 물량도 수급하고 있다.
지난 2차 추경을 통해 546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출하가격을 동결 또는 인상을 최소화한 제분업체를 대상으로 밀가루 가격 상승요인의 70%을 지원할 계획이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