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규제' 세종시 주민들 “집값 계속 떨어지는데 왜 안푸나" 불만 폭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13 13:57

세종시 지방 도시중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남아



아파트 가격 지속적으로 하락중…대구와 별반 차이 없어



전문가 "명확한 규제지역 지정 기준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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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에 휩싸인 세종시 부동산 시장.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올해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역 가운데 세종시만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남게 됐다. 그 사이 세종 집값은 여전히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에서 대구는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가운데 세종만 여전히 규제에 꽁꽁 묶여 지역사회의 반발이 크다. 특히 정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이 생기도록 유도해 놓고 이제와서 이를 근거로 규제지역으로 묶는 것은 ‘억울한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지방 아파트 가격은 -0.03%에서 -0.02%로 하락폭이 줄었다. 시도별로는 전북(0.12%), 제주(0.02%), 광주(0.01%), 충북(0.01%) 등은 상승, 강원(0.00%), 경북(0.00%)은 보합, 세종(-0.14%), 대구(-0.11%), 전남(-0.07%) 등은 하락했다.

이중에서 세종의 집값 하락이 눈에 띈다. 세종은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불발된 가운데도 집값이 또 내렸다. 이러한 세종시의 집값 하락은 범위를 넓혀 봐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첫째주부터 7월 첫째주까지 누적 하락률은 전국에서 세종(-4.56%), 대구(-3.48%) 등이 하락률 1, 2위를 차지했다.

세종은 지난달말 국토부 주정심 회의에서 규제지역이 유지됐다. 당시 주정심은 "세종시는 최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청약경쟁률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잠재적인 매수세가 유지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현행 규제를 거둬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다음주 바로 조사된 통계에서 여전히 집값이 크게 하락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지역은 대구 수성구와 대전 동구·중구·서구·유성구, 경남 창원 의창구 등 총 6곳이다. 이로써 지방은 세종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는 11곳은 대구 동구·서구·남구·북구·중구·달서구·달성군, 대구와 인접한 경북 경산시, 전남 여수·순천·광양시다.

정부가 이들 지역의 규제지역을 해제한 것은 시장 원리에 따라 시장 정상화를 이끌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규제지역 해제에서 탈락한 세종의 경우는 아직도 집값 상승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제가 불발됐다. 집값이 하락하고 있으나 상승 재료도 있으므로 집값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규제를 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자 세종시 지역 사회는 불만이 폭발했다. 주정심이 규제 유지로 결론낸 주요 논거인 세종시의 청약 이상과열은 세종에만 적용되는 ‘전국구 청약’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6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국토부는 주택 공급물량의 50%를 세종 거주자에 우선 배정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을 우선배정에서 탈락한 세종 거주자와 기타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가 수요를 늘리고 이로인해 투기를 조장했다는 주장이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출·세제·청약 등 광범위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분은 30%로 각각 제한된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50%가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가 가해지고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도 커진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가 9억원 이하면 40%, 9억원 초과는 20%가 적용되는 등 더욱 강력한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 수위도 높아진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금리 인상 등의 상황과 미분양이 쌓이는 문제가 있어 규제를 풀기는 풀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분양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종지역의 경우 집값 하락세가 명확한데도 여전히 3중 규제로 묶어놔 지역 사회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구는 되고 세종은 왜 안 되는 것이냐"이다. 세종시 주민들은 네이버 부동산 카페에 "집값이 충분히 떨어졌는데 서울 강남 수준과 규제가 같은 것이 말이 되느냐"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규제지역 지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j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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