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
다만 소신파 등 비명계와 당내 대표 청년 정치인 격인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비판 목소리를 높이면서 행보에 읽히는 메시지가 다소 희석되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18일 서울 국립현충원에 있는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객 서명대에 DJ의 유명 어록을 인용해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으로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고문은 또 "김 전 대통령은 결국 통합의 정신으로 유능함을 증명했다"며 "개인적으로 정말 닮고 싶은 근현대사의 위대한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DJ 묘역 참배는 그간 당내 비주류였던 이 의원의 적통성 한계를 보완하는 한편 당내 통합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위치한 광주·전남 지역은 지난 민주당 대선후보 순회 경선에서 이 의원(46.95%) 보다 이낙연 전 대표(47.12%)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던 유일한 지역이다.
이 의원은 전날 8·28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하면서도 차기 총선 공천 시 ‘계파 공천’이나 ‘공천 학살’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참배를 마친 이 의원은 연세대학교로 이동해 노천극장 창고에 마련된 노조 사무실에서 학교 청소노동자들과 만났다.
그는 현장 간담회에서 "최저임금은 그것만 주란 게 아니고 반드시 그 이상 주란 최저선인데 (사용자는) 최저임금과 적정임금을 혼동하는 것 같다", "쾌적한 환경에서 노동하는 것도 노동자의 권리인데 화장실 앞 창고를 (노조) 사무실로 쓰고 있다. 참 안타깝다"고 했다.
연세대 청소 노동자들은 현재 최저임금+400원 급여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연세대와 용역업체는 200원 인상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에 이 의원은 경기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 내 대학 청소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 지원 사업 등을 언급하면서 "학교와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구조적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내 신주류의 수장으로서 적통성을 분명히 하면서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향한 메시지를 내는 행보로 풀이되지만, 당장 당내에서는 이런 메시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이재명계 당권 주자인 설훈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분열이 심화할 것인데 총선을 어떻게 치르겠느냐. 총선에 실패하게 되면 대통령 선거도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 전대 출마에 반대해 온 이원욱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책임 회피를 하지 않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하는데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만일 이 고문과 다른 후보의 일대일 구도로 선거가 이뤄진다면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 ‘어쩌면 이재명’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앞세운 견제구도 이어졌다.
설 의원은 "성남FC 후원금 문제는 객관적으로 봐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틀리지 않은 이야기"라며 "정치공학적으로 볼 때 집권여당의 입장에서는 이 고문이 당 대표가 되는 게 참 좋을 것이다. 바둑에서의 꽃놀이패"라고 비꼬았다.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 대표가 본격적으로 수사대상이 되면 당이 민생에 전념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치부될 것"이라며 "이 고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표직이 ‘인계철선’이 되어 당 전체가 전면적 대여투쟁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강훈식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강훈식은 계파간 갈등과 당내 분열을 극복하여 당을 통합하고 나아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가운데 특정인을 향한 첫 지지선언이 나온 것이다.
이날 전당대회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을 하려 했으나 서류 제출이 거부당한 박 전 위원장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이 의원이 ‘책임은 ’회피‘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중점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해 "과연 국민들께서 납득하실 말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이에 앞서 페이스북에서도 자신의 출마가 불허된 이유 중 하나로 "제가 586 용퇴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용퇴론은 대선 때 송영길 당 대표께서도 주장했던 내용"이라며 "그 당연한 내용을 제가 주장하자 내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에서 청년들은 소모품이었지 독립된 주체가 아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hg3to8@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