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1조 '당뇨 치료시장' 선점 경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18 16:53

삼천당제약 "2025년까지 먹는 인슐린 개발" 선언
동아에스티 3제 복합제, 대웅제약 신약 개발 주력
고령·비만화 1년새 환자 20만명 증가…성장성 주목

동아에스티 당뇨치료제 '슈가논'.

▲동아에스티의 국산 당뇨 치료제 ‘슈가논’. 사진=동아에스티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국내 환자 350만명의 ‘국민 성인병’인 당뇨병 치료제 개발을 놓고 국내 제약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물론 젊은 당뇨 환자 증가세도 계속되는 만큼 제약사 간 당뇨병 치료제 개발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삼천당제약 등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은 최근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오는 2025년까지 ‘먹는 인슐린’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천당제약은 이 설명회에서 경구용(먹는) 인슐린 ‘SCD0503’의 선행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임상 1상과 동일한 절차에 따라 12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진행한 이번 시험에서 SCD0503 복용자들이 위약(가짜약) 복용자보다 인슐린 수치가 올라갔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각종 원인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인슐린이 혈액에 흡수된 포도당을 세포로 보내지 못해 혈당이 높아지는 대사질환이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데 현재 인슐린은 주사로만 투여할 수 있다. 만성질환인 당뇨병 환자들은 장기간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재 해외에서는 알약으로 복용 가능한 인슐린과 피부부착식 패치를 이용한 인슐린, 1주일간 효과가 지속되는 인슐린 등이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삼천당제약의 이번 연구 성과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에서 SCD0503 복용자들은 모두 복용 후 15~30분 사이에 인슐린 수치가 올라갔고 중증 또는 경증의 이상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오는 2025년 임상 완료와 허가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파트너사들과 함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뒤질세라 다른 주요 제약사들도 다양한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병 치료제 3종을 하나로 합친 3제 복합제 ‘DA-5218’에 대해 임상 1상 승인을 받고 오는 8월 중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들 3종은 동아에스티의 국산 당뇨병 신약 ‘슈가논’의 성분인 ‘에보글립틴’을 비롯해 메트포르민, 다파글리플로진 등이다.

당뇨병 복합제는 현재 국내에 2종의 치료제를 합친 ‘2제 복합제’만 있으며 3제 복합제 개발은 동아에스티가 가장 선두에 서있다. 당뇨병 복합제는 단일제를 따로 복용하는 경우보다 비용과 편의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대웅제약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용체’를 억제해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게 하는 기전으로 혈당을 떨어뜨린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SGLT-2 억제제는 모두 외국 제약사 제품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 등이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식약처에 SGLT-2 억제제 기전의 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올해 하반기 이나보글리플로진의 국내 허가 취득 이후 내년 상반기에 단일제와 복합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허가절차를 마치고 내년에 이나보글리플로진을 시장에 출시하면 대웅제약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을 개발한 회사가 된다"며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우수한 신약을 제공함으로써 ‘의약보국’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이 당뇨병 치료제에 매진하는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비만인구 증가 등 당뇨병 환자가 증가 추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고령화와 현대화된 식생활 등으로 20~30대 젊은층 당뇨병 환자도 계속 증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는 2020년 약 330만명에서 지난해 약 354만명으로 1년 사이 20만명 이상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전체 당뇨병의 약 90%를 차지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수는 3억 8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 전 세계 시장은 140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매년 1~2%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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