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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로이터/연합) |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2분기 실적발표에서 "2분기 말 기준, 우리는 그동안 사들였던 비트코인 중 75% 가량을 법정통화로 전환했다"며 "그 결과 대차대조표에 9억 3600만달러 현금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 5월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세 하락세가 지속되자 이를 버티지 못해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테슬라는 작년 초 15억 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시세가 2만 달러 후반대에서 3만 달러선 위로 돌파하려고 꿈틀거리던 시기였다. CNBC에 따르면 작년 1분기 말 테슬라가 보유했던 비트코인의 공정 시장가치가 24억 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4월에는 보유량 10%를 매각하면서 수익을 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비트코인 시세가 작년 11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후 폭락하기 시작하자 연말 기준 테슬라의 디지털 자산 가치가 약 2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매각 이후 디지털 자산이 2억 1800만 달러로 줄었고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2분기 수익성에 타격을 가했다고 이날 설명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지난 2분기 4만 6000달러에서 1만 9000달러로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점쳐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연관된 불확실성 때문에 비트코인을 팔아 현금 포지션을 극대화했다"며 "(처분 소식은) 비트코인에 대한 일종의 평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앞으로도 암호화폐 보유량을 늘리는 것에 개방적"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환경이 개선되면 언제든지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CNBC에 따르면 머스크와 재커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테슬라가 보유중인 도지코인을 팔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처분 소식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왔던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주춤해진 분위기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일부터 2만 3000달러대에 안착했던 비트코인이 21일 새벽 2만 4000달러대를 돌파했지만 테슬라의 매각 소식 이후 2만 3300달러대로 후퇴했다.
한편, 테슬라는 2분기 순이익이 전기차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작년 2분기 11억 4000만 달러(1조 4956억 원)에서 올해 2분기 22억 6000만 달러(2조9651억 원)로 늘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27달러로, 월가 예상치(1.81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2분기 매출액은 169억 3000만 달러(22조 2121억 원)로, 1분기(187억 6000만 달러)와 비교해 9.8% 급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이 악영향을 끼친 탓이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문을 닫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나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익을 메꿨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머스크는 "지난 6월 독일 베를린 공장의 주간 생산량은 1000대를 넘어섰고 최근 가동을 시작한 미국 텍사스 공장도 수개월 이내 주간 생산량이 1000대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물가 상승세가 올해 말에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이 예측을 신중히 받아들이라고 권고했다. 테슬라는 특히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올해 또는 내년에 하향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머스크는 "예외가 있다"면서 기업인들이 리튬 정제사업에 뛰어들 것을 또 다시 권고했다. 그는 "실패할 수 없다. 돈을 찍어내는 허가증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던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과 관련해 머스크는 내년 중순께 인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