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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로고(사진=A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유명 기관 투자자들의 지난 2분기 주식투자 내역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분기는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던 시기로, 기관 투자자들이 하락장에 어떤 종목을 사들였는지 더욱 주목을 받는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미국 유통공룡 아마존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는 부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언택트 기조와 저금리 등의 호재가 사라지면서 빅테크주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 뉴욕 월가를 대표하는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블랙록에 이어 한국의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공사 등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13F 공시에 따르면 이들이 4월부터 6월까지 비중을 가장 많이 높였던 주식은 모두 아마존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기관들은 분기마다 SEC에 13F 공시를 통해 롱포지션을 취한 지분 현황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JP모건의 아마존 보통주 보유량이 1분기의 453만 7438주에서 2분기 1억 676만 3557로 급증했고 골드만삭스의 경우 218만 7954주에서 4535만 2749로 늘면서 아마존 주식이 이들의 ‘매수 1위’ 종목으로 등극됐다.
블랙록, 모건스탠리도 지난 2분기 동안 아마존 지분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아마존 보유량은 1분기 대비 각각 1916%, 2732% 증가했다.
한국의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공사 등도 2분기에 아마존 수식을 각각 819만 5847주, 823만 889주 어치 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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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EC |
그럼에도 미 월가는 물론 한국의 기관 투자자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마존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런 배경엔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코로나19 사태 동안 승승장구했던 빅테크 기업들 중에서 앞으로 실적이 받쳐줄 만한 투자처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 다음으로 상위 매수 종목들이 기관 투자자들마다 서로 상이했던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일례로 모건스탠리는 아마존에 이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테크 주식들을 사들였지만 JP모건의 경우 상위 매수 종목들이 은행주, 에너지주 등 다양했다. 심지어 JP모건은 지난 2분기 애플 주식을 약 11만주 어치 소량 처분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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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EC |
아마존의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87억 6000만 달러(11조 49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치로, 각각 13%와 12% 성장에 그친 스냅이나 구글을 압도했다. 처음 매출이 감소한 페이스북(-1.5%)과는 큰 대조를 보였다.
여기에 아마존은 3분기에도 13%에서 17%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아마존이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 역시 향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9월 2일에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를 선보이고 9월 15일부터 ‘미국미식축구 목요일 경기’(NFL Thursday Night Football)를 독점 생중계 한다.
이와 관련해 모건스탠리의 브라이언 노왁 애널리스트는 이 두가지 콘텐츠를 통해 아마존은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 벌일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175달러로 제시했다.
또 투자전문지 배런즈는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아마존 주식을 담당하는 53명의 애널리스트 중 94%는 매수의견, 4%는 중립, 2%는 매도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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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마존 주가 추이(사진=구글) |
한편,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2% 오른 144.7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아마존 주가는 올 들어 15% 가량 빠졌지만 올해 최저점으로 장을 마감했던 6월 14일(102.31달러) 대비 40% 넘게 급등한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진입했던 시점과 매수 규모에 따라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