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행 폐모듈 재활용 사업 차질 빚나…환경부-태양광업계 갈등 고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22 15:45

환경부, 태양광산업협회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서에 "기준 미달" 이유 불허



협회, "환경부 자의적 판단 불합리…25일 긴급 이사회 열어 대응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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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된 태양광모듈의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내년 시행 예정인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 사업의 파행 우려가 제기됐다.

태양광 폐모듈 법적 사용기한은 20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폐모듈 재활용 사업을 하지 않을 경우 폐모듈의 재사용보다는 자원순환 차원에서 일부 부품을 재활용하는 수준에 그쳐 자원을 낭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가 한국태양광산업협회의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공제조합 설립 신청에 기준 미달을 이유로 최근 허가하지 않으면서 업계를 중심으로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태양광 모듈에도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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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2035년까지 예상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 (단위:t) 자료=한국태양광산업협회

22일 태양광산업협회는 환경부가 태양광 재활용 공제조합 신청서를 불허하자 오는 2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우식 협회 부회장은 "오는 25일 협회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악속위반과 불공정 잣대로 태양광 EPR의 본질적인 측면을 외면한 환경부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협회는 환경부에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서를 지난 2019년 8월부터 3번 신청했으나 반려당했다. 태양광 EPR이 준비가 안 돼 신청서를 심사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때부터 환경부와 협회 간 갈등이 시작됐다. 협회는 내년 시행을 앞둔 태양광 EPR에 대비하기 위해 재활용공제조합 설립을 빠르게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PR을 준비하지 못한 환경부를 비판하면서다.

환경부는 지난달 EPR 제도가 준비되자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서를 처음으로 심사했다. 하지만 결국 신청서를 불허하면서 환경부와 협회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협회는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서가 심사만 되면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서가 통과되지 못하자 환경부를 강력하게 규탄할 뜻을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협회의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서를 불허한 이유는 △전국단위 거점수거체계 구축의 문제 △재정능력·조합원 확보 현실성 결여 △가정용 패널 수거체계 미구축 등이다.

이를 놓고 업계에선 환경부가 재활용공제조합의 난립으로 조합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신규 조합 인가를 까다롭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협회는 환경부가 재활용공제조합 신청을 허가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환경부의 자의적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재활용공제조합 설립 신청서보다 구체적으로 작성했지만 통과하지 못했다고 봤다. 형평성을 넣어 환경부가 협회의 조합 설립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려는 것 같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협회는 타이어와 조명, 윤활유, 전지 등 다른 재활용공제조합 설립조건과 세부기준을 함께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공제조합과 같은 곳이 아닌 EPR 의무대상자인 태양광 모듈기업이 직접 태양광 재활용·재사용 사업을 해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태양광 모듈의 사용 기한은 20년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태양광 모듈은 20년 넘게 사용해도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에서는 태양광 모듈을 잘 이해하는 업체가 모듈을 버리지 않고 재사용하면서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재활용공제조합이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재사용 사업을 하면 재사용할 수 있는 폐모듈을 재사용하지 않고 폐기처리 할 수 있다는 의미다.

EPR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된다. 내년부터 태양광 폐모듈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해서다. 협회는 태양광 폐모듈 발생량이 2023년 988톤을 시작으로 28년 9632톤, 33년에는 2만 8153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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