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줄어도…대형마트 ‘최저가’ 계속 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25 17:17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고물가에 고객유치 경쟁



이커머스에 뺏긴 손님 되찾고 물가안정 '일석이조"



"수익 부분 포기 불구 인플레 지속땐 최저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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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행사직원들이 지난달 4일 서울 성수점에서 ‘가격의 끝’ 행사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최근 대형마트 업체들이 판매수익 감소를 무릅쓰고 ‘최저가 경쟁’의 판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가 ‘최저가 마케팅’에 불씨 당기자 홈플러스도 빅데이터를 동원한 업계최저가로 맞불을 놓았다.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온 롯데마트는 생필품 가격을 집중 관리하겠지만 최저가 경쟁을 하지 않는 입장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빅데이터 알고리즘 ‘AI(인공지능) 최저가격’을 확대 시행해 대형마트 3사 최저가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매주 ‘50개 핵심 상품’을 선정하고 대형마트 3사 온라인몰 가격 비교 모니터링을 실시해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이는 이마트의 최근 최저가 마케팅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달 4일부터 주요 상품의 가격을 내리고 상시 최저가로 판매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에 우유·김치 등 가공식품 17개, 계란·양파 등 신선식품 7개, 화장지·비누 등 일상용품 16개 등을 최저가로 판매중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TF’를 가동해 가격관리팀을 운영하고 있다. 카테고리 별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관리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저가 전략은 이어가되, 업체별 경쟁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형마트의 이같은 최저가 마케팅은 고물가로 장보기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가격을 낮춰 집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 최저가 판매에 따른 수익 감소는 대형마트들이 떠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마트가 스스로 남는 마진 축소를 감수하는 셈이다.

가령, 2000원짜리 오이를 1000원에 판매하면 낮아진 가격만큼 감소분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가 일정 부분의 마진을 포기하는 구조라는 게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는 물가 인상 지속으로 당분간은 마진을 줄이는 최저가 마케팅이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작년보다 올해 마진이 더 줄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마진을 줄여서라도 집객을 위한 마케팅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점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형마트의 최저가 경쟁엔 업태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대형마트가 급성장한 이커머스에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반격할 모멘텀(기회)를 찾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는 상품을 대량 매입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팔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가를 낮출 수 있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현재 이커머스는 물가 인상에도 최근 대형마트처럼 최저가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형마트가 1만원 미만의 저가 치킨처럼 마진이 적은 미끼상품을 대거 선보이며 집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에 "40년 만에 인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대형마트가 힘을 발휘하는 환경이 됐다"며 "저물가를 구현할 수 있는 소매업체로서 대형마트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업체들이 치킨과 같은 미끼 상품을 열심히 만들어서 떠나버린 손님들을 다시 한 번 올 수 있게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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