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기업, 재활용 사업 총력…넷제로·수익확보 '일석이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25 15:09

폐플라스틱 시장규모 2024년 45조원 달할 듯



'환경악당' 이미지 벗고 미래먹거리 확보까지

석화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탄소 악당’ 타이틀을 벗고 ‘넷제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라스틱, 페트, 비닐, 배터리 등 폐기된 자원의 ‘재활용’에 집중하고 있는 것. 석화업계는 폐기 자원 재활용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수익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폐플라스틱 등 소재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실제 상반기 전체 연구과제 중 절반 이상을 친환경 기술 개발에 쏟고 있는 기업도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폐기 소재 재활용은 앞으로 규모가 급성장할 분야라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해 친환경 관련 기술에 대한 역량을 키워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자원 선순환을 위해 매년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여나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폐기물 재활용률을 7%포인트 끌어올리며 85%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사업장의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6월에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시멘트 대체 연료 기술을 개발했다. 아울러 지난 16일에는 미국 ADM와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법인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옥수수를 발효시켜 얻은 젖산으로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을 연간 7만5000t 규모로 생산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시생산에 돌입했다. 지난해 4월 롯데케미칼은 자원선순환 생태계 구축 및 친환경제품 판매 확대를 목표로 국내 최대 페트 생산 기지인 울산공장을 화학적 재활용 사업의 전초기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34만t 규모의 PET 생산 공정을 전량 C-rPET로 전환, 생산할 예정이다.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 판매량 100만톤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롯데케미칼은 재생 플라스틱 소재, 재활용 페트, 폐플라스틱 관련기술 3건 연구개발에 나섰다.

한화솔루션 지난 6월 미국의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업인 노보룹에 2100만달러(약 270억) 규모의 공동 투자에 참여했다. 친환경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업사이클링을 통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업체측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반 나프타 생산 기술,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생분해성 플라스틱 기술 등 자원 선순환 사업구조로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25일 한국콜마홀딩스와 함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인 재활용 폴리에틸렌(rPE) 화장품 용기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 자사 환경과학기술원을 통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제조 및 후처리 기술, 페트병 화학 분해를 통해 연료를 얻는 해중합 기술,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개발, 폐윤할유 재활용 기술, 폐배터리 광물 추출 기술 등 관련 자연순환 생태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SK이노의 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이달 플라스틱업체 원폴 지분 100%를 113억원에 인수했다. SK센트릭은 2025년까지 울산에 폐플라스틱 재활요 클러스터를 구축, 2027년까지 250t 이상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석화업계가 친환경 사업 비중을 크게 늘리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흐름상 사업다각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상 석화업계는 국제 유가와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라 업황이 크게 좌우된다. 최근 주요 원재료인 유가 상승에, 소비 둔화로 제품 가격까지 크게 감소하자 석화업계 핵심 수익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의 3분이 1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소재 재활용 시장은 미래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폐플라스틱 관리시장은 지난해 345억6412만달러(약 40조원)에서 연평균 3.05% 성장해 2024년 378억6000만달러(약4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아큐먼 리서치 앤드 컨설팅은 2026년까지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가 125억달러(약 1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부처도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선다. 환경부는 국내 석화업체들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제품 원료로 사용할 시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고려해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방침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지난 6월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을 방문해 "탄소중립 및 폐자원 순환체계 실현을 위해 소각 및 매립되는 폐플라스틱은 열분해를 통해 플라스틱 제조 원료 등으로 재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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