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지도 위의 세계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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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바빌로니아에서 점토판에 새겨진 ‘바빌로니아의 세계지도’는 인류 최초의 지도라고 알려져 있다. 지역 간 이동조차 쉽지 않았을 고대의 사람들이 왜, 어떻게 지도를 만들었을까?

역사지리학자 김종근은 바빌로니아의 지도가 단순히 지리 정보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우주관을 나타내는 일종의 모식도라고 분석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서구의 지도 제작법이 유입되기 전부터 기하학을 이용한 독자적인 방식으로 지도를 제작하고 활용했다. 지도 제작의 여섯 가지 원리를 확립한 배수의 제도육체를 기본으로 방격법, 평환법, 백리척 등의 제작법이 발전했다. 이는 조선의 지도 제작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선에서 만든 동아시아 최초의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동서양을 통틀어 당대의 가장 뛰어난 지도로 인정받는다. 이는 원나라, 명나라, 일본 등지의 지리 정보가 통합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유럽 사회에 조선을 널리 알린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는 한글 발음 방식으로 조선의 지명을 적었을 뿐 아니라 ‘서울’과 ‘독도’가 표기되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저자 김종근은 역사지리학 및 지도학사를 연구하는 지리학자다. 정확하고 깊이 있는 학술 정보를 기본으로, 지구평면론자들의 이야기부터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독자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예시와 설명을 통해 고지도를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류 기술의 집약체인 고지도를 제대로 읽으려면 지도에 기재된 내용을 파악함과 동시에 지도제작자, 제작의 목적, 지도 제작 기술, 지도가 제작된 시기의 역사적 상황 그리고 지도에 담긴 세계관 등을 함께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세계 지도사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10장의 고지도를 통해 고지도 읽는 법을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지도 위의 세계사’를 통해 고지도는 단순히 오래된 지도 한 장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의 역사를 나타내고, 인류가 오랜 세월 축적해온 기술의 집약체임을 알 수 있다.



제목 : 지도 위의 세계사

저자 : 김종근

발행처 : EBS BOOKS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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