햔대로템·한화디펜스, 1차 이행계약 체결
실제규모 최소 10조원 이상…FA-50 경공격기 포함땐 2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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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2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강원 화천군 내 포 사격장에서 육군 2군단 전반기 대화력전 FTX의 일환으로 열린 ‘6·25 상기 포병 포탄사격’ 훈련에 참석한 2포병여단 태양대대 장병들이 K-9 자주포 사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방위사업청은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가 26일(현지시간) 폴란드 군비청과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수출을 위한 57억6000만달러(약 7조6780억원) 규모의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1차 수출 물량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이다.
폴란드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현대로템이 K2 탱크 180대를 2022∼2025년 공급하고, 한화디펜스가 K-9 자주포 212문을 2022∼2026년 공급하는 계약"이라며 "첫 번째 탱크와 자주포는 올해 말 인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모롱크에 있는 기계화 부대에서 열린 계약 체결 행사에는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손재일 한화디펜스 사장이 참석했다.
방사청에 따르면 해당 부대는 수출될 K2 전차가 배치될 첫 번째 부대로, 한국과 폴란드 국방·방산 협력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27일 현대로템·한화디펜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 기업들이 폴란드 군비청과 체결한 포괄적 합의 성격의 총괄계약을 실제 이행하기 위한 첫 번째 후속 계약이다. 1차 이행계약은 총괄계약에 명시된 수량 중 일부에 대해 체결됐으며 잔여 수량에 대해서는 향후 단계적으로 이행계약이 추가로 진행된다.
폴란드 정부는 한국에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3개 편대(총 48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업계는 폴란드가 밝힌 도입 규모는 총 148억달러(약 19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K2 전차와 K-9 자주포 물량은 상당 부분 현지 생산으로 합의돼 실제 규모는 달라질 수 있으나 수출액은 최소 10조원 이상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방사청 측은 폴란드와의 대규모 방산 수주 성공은 우리나라 무기 체계의 우수한 국제 경쟁력을 토대로 해서 국내 방산기업의 적극적인 협상과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결실을 이룬 결과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방산기업들은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참여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과 사업수행 역량을 꾸준히 홍보하고 폴란드와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범정부 차원의 방산 수출 지원’을 핵심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업무보고 때마다 방산 육성과 수출을 강조했다. 이에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담 당시에도 폴란드 대통령과 만나 방산 협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방사청은 "이번 수출로 국산 무기체계의 우수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 제공 능력 등 한국의 방산 역량이 갖춘 세계적인 경쟁력을 입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특히 방산 수출은 국가 간 무기체계 공유와 상호 군수지원, 안보 동맹 강화 등 군사적 측면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만큼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유럽지역과의 국제적 연대 구축과 우리 안보 역량의 외연 확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엄동환 방사청장은 "이번 수출은 우리 방산기업들이 국가 경제와 국가안보에 크게 기여해오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에도 우리 업체들이 수출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정부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9월경 KAI의 FA-50에 대한 이행계약 또한 원활히 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