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태양광 업체 '솔라엣지', 9일 판교서 세미나 개최
자사제품 '모듈 최적화 인버터 운영 시스템'(MLPE) 소개
"美 45개주 MLPE 설치 의무화 실시 중인데 국내선 미흡"
"태양광, 산지·농지와 달리 건축물에 설치 땐 화재 등 위험"
건축물 태양광, 산업계 신재생에너지 자체 확보 방안으로 주목농지·산지태양광 부지 확보난 속 REC 가중치도 높아 수익 ‘매력’
▲글로벌 태양광 회사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스’ 주최로 1일 경기 성남시 판교그래비티호텔에서 열린 ‘이제는 알아야 할 MLPE 기술 세미나’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솔라엣지 |
국내에서 태양광을 설치할 땅이 부족해지면서 건물 옥상 등에 설치하는 건축물 태양광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산업계는 최근 RE100(기업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 조달) 캠페인 달성을 위해 건축물 태양광을 설치,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보에 나섰다. 정부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축물 태양광 지원 정책을 펴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안전 확보를 위한 법·제도적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미 관련 기술을 의무화해서 건축물 태양광의 화재 예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태양광 기업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스’는 1일 경기 성남시 판교 그래비티호텔에서 ‘이제는 알아야 할 MLPE(Module level power electronics) 기술세미나’를 갖고 MLPE 기술을 활용한 건축물 태양광 안전성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좌종훈 솔라엣지 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건물 옥상 및 도심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건축물 태양광에서 화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인명사고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 증대를 위한 솔루션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마트와 뉴저지주에서 태양광 발전소 화재를 경험한 미국에서는 건물형 태양광 모듈의 급속차단을 위한 MLPE 장치 설치 의무화를 45개 주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다"며 "지난 2020년 미국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의 94%가 MLPE를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LPE는 농지 태양광과 달리 대형 안전사고 발생 위험 있는 건축물 태양광의 화재 예방을 위해 전력변환장치(인버터)를 모듈별 특성에 맞춰 운영하되 화재 등 긴급상황 발생 때 전력 공급을 급속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전력계통 장애나 인버터 정지가 감지되면 전압을 줄여서 모듈의 전류 흐름을 막아 태양광 화재를 예방하는 방식이다. 모듈별로 직접 제어하면 기존의 중앙통제식보다 화재 사고에 더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솔라엣지는 설명한다.
정부는 현재 건축물 태양광을 확대하기 위한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건축물 태양광에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가 가중치 1.5를 적용해 발급된다. 일반부지에 설치하는 설비용량 100kW 이상 3000kW 이하 태양광 REC 가중치는 1.0이다. 건축물 태양광 REC가 일반부지에 설치하는 태양광보다 1.5배 발급된다는 뜻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는 REC를 판매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건축물 태양광 사업자가 일반 태양광 사업자보다 수익을 더 많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태양광 신규 보급량 중 36.2%가 건축물 태양광으로 농지와 임야보다 더 많았다.
현재 국내에선 정부의 태양광 보급 확대 계획에도 관련 설비 설치 부지가 부족한 실정이다. 산지 태양광은 여름철 산사태 위험 등으로 설치가 제한적이고 농지 태양광은 주민 반발을 고려한 지방자치단체의 ‘이격거리’ 규제(주택지 또는 도로로부터 일정거리 이내에선 발전설비 설치 금지) 강화 등으로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대안은 건축물 태양광이지만 화재 등 안전 사고가 일어날 땐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전 확보 조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솔라엣지는 인버터 제조·공급 등을 하는 이스라엘계 태양광 회사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태양광 인버터를 공급하면서 모듈별로 전압을 제어할 수 있는 MLPE 시스템을 함께 제공해 마케팅을 차별화하고 있다. 2017년 한국법인을 설립,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윤종호 국립한밭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건축물 태양광 보급확산을 위해서는 심미성과 경제성 확보와 더불어 화재 안전성 개선을 바탕으로 한 수용성 확보가 필수"라며 안정성 극복을 위한 MLPE 기술 적용을 강조했다.
솔라엣지는 이날 세미나에서 자사가 보유한 MLPE 관련 시스템을 소개하며 시연했다.
좌 지사장은 "솔라엣지는 앞으로도 다양한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의 안전한 태양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원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