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부회장 총괄로 한화에어로에 그룹내 방산 역량 집중
호주 레드백 수출 5조원 곧 계약…총 사업규모는 8~1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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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사진=한화시스템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호주의 육군의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LAND 400 Phase3)에서 독일 라인메탈 장갑차와 경쟁 중인 한화 레드백 장갑차의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호주發 레드백 수출이 방산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한화의 날개가 되어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화는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그룹내 방산역량을 모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항공 기술력에 ㈜한화의 대공무기 기술, 한화디펜스의 K9, 레드백 등 기술력을 모아 ‘글로벌 디펜스 솔루션 기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29일 9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한화, 한화에어로의 방산부문을 총괄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서 한화 레드백 장갑차가 호주에 수출할 가능성을 점쳤다. 엄 청장은 "호주에 레드백 장갑차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9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는 게 호주 측 예상"이라며 "레드백 장갑차를 호주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호주 육군의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LAND 400 Phase3)을 두고 독일 방산업체와 경쟁 중이다. LAND 400 Phase3은 호주 육군이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 및 계열차량 450여 대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8∼12조원이며 장갑차 도입에만 6조원이 편성됐다. 한화디펜스의 레드백은 적의 대전차 미사일을 미리 감지해 방어하는 ‘능동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호주 지형이나 장병 체격에 맞춤 설계됐다. 대당 가격은 110억원에 이른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6일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수출 1차 이행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진출에 포문을 열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폴란드 수출 본계약은 중동과 아시아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한국산 무기의 유럽 시장 진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7월 29일 그룹내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에 통합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의 방산부문를 인수하고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합병한다. 또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한화로, 한화임팩트를 한화파워시스템을 매각했다. 한화에어로는 각 계열사가 가진 육·해·공 우주 기술을 모아 시너지를 내고 2030년까지 ‘글로벌 디펜스 톱10’으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당시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의 규모를 키우고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건 방산업계의 세계적 추세"라며 "기업 규모를 키우고 제품을 다양화해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29일 9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켰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과 ㈜한화, 한화에어로의 전략부문 대표까지 맡는다. 한화가 주력사업으로 키우는 우주항공·방산 부문을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게 됐다. 당시 한화는 "김 부회장이 그동안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전략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추진해왔다"며 "이를 통해 검증된 비즈니스 전략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전략 추진에 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손재일 한화디펜스 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김동관 부회장과는 각자 대표로 체재다. 손 대표는 2017년 한화지상방산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2018년 한화 지원부문 전무, 2020년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7월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간 한화디펜스는 2017년 노르웨이와 2000억원 규모 K-9 자주포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이집트에 K-9 200여 문, 폴란드에 600여 문 등 수출 실적을 착실히 쌓아왔다. 아울러 폴란드의 초단거리 대공시스템 사업(SONA)에 30mm 자주대공포와 휴대용 지대공유도탄 ‘신궁’을 결합한 비호복합을 내세워 참여하고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방산 산업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고 이를 키워나가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며 "향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호주에서 장갑차 수주에 성공한다면, 이 같은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