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카카오 알고리즘 공개의 의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01 15:16

정희순 산업부 기자

정희순

▲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카카오가 최근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의 모바일 버전 뉴스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업계 최초로 뉴스 알고리즘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배열 설명서’를 공개했다. 한국언론학회로부터 추천 받은 외부 미디어 전문가와 함께 ‘뉴스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위한 워킹 그룹’을 구성해 함께 만든 자료다. 통상 뉴스배열 알고리즘과 관련한 문제는 매년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도마에 오르곤 했는데, 이런 지적을 수용해 개선책을 마련했다.

오는 6일에는 카카오 T의 택시 배차 알고리즘 소스코드를 검토한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는 택시 배차시스템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를 발족했다. 택시 배차 문제 역시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였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인 만큼 택시 배차와 관련한 의심의 눈초리는 어느 정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은 카카오에게 뼈아픈 시간이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뉴스 배열 문제, 택시 배차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계열사 수장들은 물론이고 창업주까지 국민의 이름 앞에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는 많은 것을 바꾸겠다고 했고, 지금도 그 혁신은 진행 중이다. 이번에 잇달아 발표된 알고리즘 공개 역시 그 결단 중 하나다.

온라인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논의는 새 정부 들어 한풀 꺾인 분위기다. 플랫폼업계 입장에서 반길 만한 일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규제 논의가 사그라든 것뿐이지 문제 자체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통상 ‘영업기밀’로 불리는 알고리즘을 공개하기로 한 카카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공은 업계 전문가와 국회에 넘겨졌다. 알고리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문제는 없는지를 세세하게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상생안에 대한 점검도 해야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거치면서 플랫폼이 기여한 부분이 많지만 여전히 기술이 필요한 사각지대가 많다.

올해 국정감사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플랫폼 업계로선 긴장될 것이다. 1년 전 난타를 당한 것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여줄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질책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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