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펄어비스·컴투스·위메이드 등 환차익에 수익성↑
웹툰 수출, 카카오 현지법인 세우고 네이버도 생태계 확장
▲펄어비스 대표작 ‘검은사막’의 올해 2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83%로, 이중 북미·유럽 비중은 52%에 달한다.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서는 등 유례 없는 ‘강(强)달러’ 기회를 잡기 위해 국내 게임사와 웹툰 업체들이 북미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원 내린 1369원으로 출발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7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환율이 137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이 같은 달러 강세 움직임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들은 매출의 원화 환산 과정에서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원화 약세로 산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수출 중심의 게임업계에는 큰 호재인 셈이다.
대표적인 수출 중심의 국내 게임사는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의 올해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무려 94%다.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해외 실적을 견인했다. 펄어비스도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 중 하나다. 2분기 전세계 직접 서비스 전환을 마무리한 대표작 ‘검은사막’의 해외 매출 비중은 83%로, 이 가운데 북미·유럽 비중은 52%에 달한다.
컴투스도 북미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전체매출의 80%를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으며 특히 북미·유럽시장에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하반기 서머너즈 워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점도 해외 매출 성장에 긍정적이다. ‘미르4 글로벌’의 흥행에 성공한 위메이드도 2분기 해외 매출 비중 42%를 기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고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라며 "당장의 매출 상승에 기여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해외 매출이 성장하는 상황에 달러 강세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하반기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 플랫폼을 운영 중인 네이버·카카오 등도 환율 상승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네이버·카카오는 글로벌 웹툰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북미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일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 미디어와 웹소설 IP 리딩 기업 래디쉬 미디어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신규 합병 법인인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출범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으로 탄생한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다.
박종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타파스엔터테인먼트 출범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역량을 북미에서 본격적으로 펼쳐나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북미 현지와의 긴밀한 협업과 IP 파이프라인 구축, 양사의 운영 노하우 공유로 북미 K-웹툰 비즈니스 확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역시 꾸준히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8560만을 기록했고, 분기 거래액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네이버의 웹툰 부분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2분기 64%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미국 시장 MAU는 1250만명을 달성했다"며 "미국은 일본과 함께 가장 큰 규모의 해외 시장으로, 현지 작가 발굴 등 창작자 중심의 수익 모델을 도입해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K-콘텐츠 산업 매출 규모는 13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고, 수출액은 135억8000만달러(약 18조6114억원)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이중 게임 수출액은 94억4000만달러(약 12조7647억원)로 전년 대비 15.2% 증가했고, 전체 콘텐츠 수출의 69.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만화 수출액은 39.7%로, 해외 웹툰 시장 역시 큰 폭으로 성장했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