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전국에서 누정 최다 보유...‘옛 선비처럼 풍류 즐겨보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06 12:58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산 좋고 물 좋은 곳엔 정자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선비의 고장으로 유명한 경북 봉화군에는 곳곳에 멋진 풍광을 낀 정자가 많이 남아 있다.

봉화에는 옛 선비들이 책을 읽고 풍류를 즐기던 누각과 정자가 103곳이나 되며 최근에는 문화재청이 16세기에 지어진 봉화의 정자 ‘청암정’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하는 등 전국에서 누정이 가장 많고 또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봉화군은 대한민국 누정문화의 보고로 전통 누정의 가치를 알리고 보전하고자 지난 2020년 봉화군 봉성면에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을 건립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국내 유일 누각과 정자에 관한 모든 것이 전시되어 있는 누정을 테마로 한 전시관으로 23만여 제곱미터의 규모에 봉화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단아한 멋을 보여주는 누정전시관과 야외정원, 숙박시설 등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전시관 외관은 팔작지붕과 곡선을 통해 한옥의 미적 구조를 구현했으며 현대의 시공법과 한식 목구조를 혼용해 안정성까지 갖춰 입구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청정, 힐링 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각광 받는 요즘, 느리게 쉬어가는 힐링 관광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제 1전시실

▲제 1전시실(제공-봉화군)

▶누각과 정자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누정전시관’

먼저 3개의 전시실로 꾸며진 누정전시관에서는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정자의 의미와 학문을 닦고 풍류를 즐겼던 선비들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제1전시실 ‘누정세계’는 누정의 개념과 특징 등 전반적인 내용을 전시해 놓은 공간으로 누정 건축의 구조와 특징을 설명하고 누정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을 소개한다.

전통건축의 진수인 누정을 전시실 한쪽에 연출해 놓고 건축 구조 및 원리, 현판과 주련 장식 등 누정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구성돼 있다. 더불어 누정산수화, 문학 등 다양한 예술작품과 누정 관련 일화 등을 소개하고 있어 누정문화를 즐기던 선조들의 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곳에서는 누정의 건축 과정과 입지선정 등 누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디지털 매체로 체험할 수도 있다. 누정 블록을 조립해 직접 누정을 만들어 보거나 본인이 원하는 대로 누정을 꾸미고 색칠해 프린트할 수 있는 체험도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와서 체험해보며 관람하기에도 좋다.

제2전시실 ‘음풍농월’은 누정에서 바라본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한 폭의 동양화처럼 연출한 감성영상공간이다. 누정에서 바라본 풍경을 노래한 누정시의 문구들을 연출해 놓아 대자연과 교감하고 자연을 노래한 선비들의 풍류 정신을 느낄 수 있으며 누정 안에서 바라본 사계절을 선비의 일생과 연관시켜 구성한 영상드라마도 볼 수 있어 마치 자연 속 진짜 누정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제3전시실 ‘봉화유람’은 누정의 건립 배경과 봉화의 주요 누정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봉화의 누정 분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누정지도와 함께 봉화의 10대 누정인 경체정, 청암정, 석천정사 등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해 놓고 있다.

광풍각

▲광풍각(제공-봉화군)



▶차와 풍경이 깃든 곳 ‘누정오경’

전시관 2층으로 올라가면 누정카페가 있다. 이곳은 봉화정자문화생활관의 야외누정과 탁 트인 풍경을 배경 삼아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전시실 관람 후 차를 마시며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카페에 있는 출입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게 되면 야외 누정오경이 펼쳐지는데 누정오경은 대한민국의 아름답고 운치 있는 누정 다섯 좌를 건축기법뿐만 아니라 주변 자연경관까지 재현해서 만든 야외 공간으로 정자의 모양과 크기는 모두 실제 원형 그대로를 복원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서울 창덕궁의 부용정과 전남 담양의 광풍각을 만나볼 수 있는데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누정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어 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 꼽힌다.

솔향촌 전경

▲솔향촌 전경(제공-봉화군)

▶솔향기 맡으며 자연 속에서 하룻밤 ‘솔향촌’

봉화정자문화생활관 내에는 산책하기도 좋고 가족들과 함께 숙박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숙박시설 솔향촌도 있다.

소나무 숲에서 풍겨오는 솔향기를 맡으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숙박촌으로 80여 명이 숙박할 수 있는 11개의 객실이 있어 봉화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누정문화를 함께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사계절 다양한 종류의 초화류를 감상할 수 있는 야생화정원과 그네, 널뛰기 등 옛 선조들의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놀이마당, 측백나무로 미로를 만들어 놓은 도깨비정원 등 가족들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청정지역 봉화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봉화의 정자 유람을 떠나보시길 추천한다."며 "선조들의 누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정자문화생활관에서 풍류를 즐기며 휴식도 취하고 색다른 추억을 쌓아가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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