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번개장터 등 명절전후 거래 급증
판매자 현금확보, 구매자 싼가격 '윈윈효과'
윤대통령 추석선물도 최대 6배 '웃돈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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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선물세트. 사진=각 사 판매글 캡쳐 |
명절 연휴 의례적으로 주고받는 선물세트가 ‘재테크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절선물세트들을 정가보다 저렴하게 되파는 이른바 ‘명절선물테크’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추석명절을 전후로 당근마켓·번개장터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절선물세트가 잇달아 매물로 올라오고 있다. 스팸·참치 통조림 등 인기 제품부터 조미료, 생활용품 등 종류도 다양하다. 판매자는 고물가 기조 속 선물세트를 판매해 현금화할 수 있고, 구매자는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당근마켓의 경우, 스팸 등 인기 선물세트뿐 아니라 ‘정가 2만6000원 핸드크림·손소독제 선물세트 2만1000원에 팝니다’ 등의 생필품 선물세트 중고거래를 원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또다른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도 선물세트 대다수가 원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오픈마켓 기준 5만5000원 수준인 참치세트는 4만5000원으로, 약 4만7000원대인 가공햄 세트는 4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각각 정가 대비 18%, 17.5% 가량 낮은 가격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설, 추석 등 연휴 시기 전후로 선물세트 중고거래건수가 크게 늘어난다"며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다품목, 대용량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소비기한 내 사용하기 어려워 차라리 되파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이들 중고 거래 플랫폼 내 선물세트 거래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5~6일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선물세트 건수는 전월 동기(5~6일) 대비 400% 증가했다. 당근마켓 역시 5~7일 사흘 연속 선물세트가 검색어 키워드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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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추석 선물세트. 사진=중고나라 사이트 갈무리 |
시가 약 5만~6만원으로 추산된 윤대통령 선물세트는 최대 30만원선까지 웃돈을 얹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현재 중고나라 등 플랫폼에서 프리미엄이 붙은 15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대통령 명절 선물세트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올 초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각계인사 1만 5000여명에 보낸 설 선물 세트 가격도 중고거래시장에서 최대 30만원대까지 뛰었다. 시가 약 1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해 2~3배 가격이 오른 셈이다. 심지어 당시 빈 상자마저 평균 5만원에 거래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 중고거래가 불법인 건강기능식품 매물마저 올라오면서 주의를 요구하는 업계의 지적도 나온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홍삼액 등 건강기능식품은 판매업신고를 한 경우에만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고, 개인간 거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키워드 검색 자체를 막긴 어렵지만 IT 기술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 등 거래품목 모니터링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