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RE100 선언] '초격차 기술력'으로 '난제' 탄소중립 실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15 11:03

이재용의 ‘新환경경영전략’ 구체화…REC 구매보다 배출 감축에 방점



초저전력 반도체·전력사용 절감…원료부터 폐기가지 제품 자원 순환

[삼성전자]환경경영전략-4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씻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가 ‘신(新)환경경영전략‘을 통해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밝히자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기술 혁신과 자원 순환 등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해 장벽을 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세계인들에게 ‘삼성제품 사용이 지구환경을 개선한다’는 인식을 심겠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제조기업이다. 작년 기준 25.8TWh의 전기를 사용했다.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술 혁신’이라는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든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쳐 자원순환을 극대화해 지구 환경을 살리는 데 기여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제품의 사용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제품의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하는 활동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도체의 공정 미세화와 저전력 설계 기술 발전은 각종 IT제품과 데이터센터 등의 사용전력 절감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원자재로도 동일 성능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한다.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고효율 부품(압축기, 열교환기, 반도체)을 적용하고 인공지능(AI) 절약모드 도입 등 제품의 작동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런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또 2027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1500여대)을 100% 무공해차(전기·수소차)로 전환한다.

삼성전자는 원료부터 폐기·재활용까지 전자제품의 모든 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높이는 프로젝트에도 돌입한다. 재활용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고 다 쓴 제품을 수거해 자원을 추출한 뒤 다시 이를 제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자원 순환 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대폭 확대한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추진한다. 갤럭시 Z 폴드4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의 적용 제품도 늘린다.

폐배터리의 경우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환경을 위협하는 폐전자제품(e-Waste)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제품 수거 체계를 현재 50여개국에서 2030년 삼성전자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모든 나라인 180여개국으로 확대한다. 이렇게 해서 2009년 이후 2030년까지 누적으로 업계 최대인 1000만t, 2050년 누적 2500만t의 폐전자제품을 수거한다는 방침이다. 중고 스마트폰을 회수하고 이를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또 사업장의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 극대화에 나선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은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세트(DX)부문도 수처리 시설 고도화로 용수 재이용을 확대하는 한편 2030년까지 글로벌 수자원 발굴 프로젝트와 수질 개선, 하천 복원사업 등을 통해 물을 쓴 만큼 100% 사회에 다시 돌려줄 예정이다. 반도체(DS)부문은 배출하는 대기와 수질의 오염물질을 최소화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 및 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2040년부터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로 처리해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처리기술 개발과 적용을 통해 방류수는 하천 상류 수준의 깨끗한 물로, 배출 대기는 국가 목표 수준의 깨끗한 공기로 처리해 배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력과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환경난제를 해결하는데 공헌해 나간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 포집·활용기술, 글로벌 환경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감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개발·상용화하기 위해 작년 9월 종합기술원 내 탄소포집연구소를 반도체 업계 최초로 설립했다.

삼성전자의 탄소 포집·활용 기술개발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반도체 업계 공통의 탄소 배출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고 반도체 산업의 친환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의 新환경경영전략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색깔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은 1992년 ‘삼성환경선언’, 2009년 ‘녹색경영비전’, 2022년 ’新환경경영전략‘ 등으로 경영 키워드를 제시해왔다.

1992년 ’삼성 환경선언‘을 통해 환경 문제는 선택적 지출이 아닌 필수 투자라는 인식을 밝히고 각종 환경문제를 산업현장에서 추방하는 ’클린 테크, 클린 라이프‘ 운동을 전개했다. 2005년에는 ’환경 중시‘를 삼성의 5대 경영원칙 중 하나로 지정하고 기업의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데 노력해 왔다.

2009년 ’녹색경영비전‘은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을 추진하자는 게 골자다. 이번 ‘新환경경영전략’은 ’삼성 환경선언‘ 뒤 30년 만에 발표하는 것으로, 삼성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완전히 전환한다는 구호라는 점이 시장의 이목을 잡고 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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