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라 금융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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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코스피가 속절없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3일 2988.77을 기록하던 코스피는 이달 현재 2400선으로 20%가량 급락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가장 큰 원인은 미국발 금리인상 충격이다. 추석 연휴 직후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국제유가 하락에도 1년 전보다 8.3% 올랐다. 시장 전망치(8%)를 상회했고, 전월보다도 0.1%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도 소비자 물가가 잡히지 않았을 뿐더러, 앞으로 더욱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90원대로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경기 둔화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의 매도세를 자극하면서 국내 증시 수급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결국 올해 들어 코스피가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라는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영향이 크다. 이는 금융당국 입장에서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가동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발언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최근과 같은 국내외 거시경제, 금융상황 변경 등 충격요인이 발생했을 때 우리 주식시장 변동성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결과적으로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이 아직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기업이 수익성이나 자산가치가 유사한 외국 기업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이미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낮은 배당성향 등 주주환원 미흡, 우리 기업의 낮은 수익성, 지배구조 취약성 등이 오랜 기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어지더라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새로운 도약도 기약없는 기다림이 될 것이다.
금융당국은 ‘상시 비상체계’의 마음가짐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김 부위원장의 발언처럼 우리나라에만 있는 규제, 오래 전에 도입돼 지금은 이유도 찾기 힘든 낡은 규제 등을 하나하나 발굴해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이 급선무다. 당국, 투자자, 금융사 등 모두의 노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탄탄한 자본시장’이라는 업적으로 남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