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美 오버에어와 '버터플라이' 공동 개발
KAI, 2029년 독자 모델 개발… 2024년 축소기 제작
글로벌 시장 2040년 1억4740억달러…연 30% 성장
▲한화시스템이 美 오버에어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UAM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 이미지.사진=한화시스템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한화시스템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기체 표준 선점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선제적인 UAM 관련 투자와 기술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는 ‘표준 기종’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10년 내 동력장치와 이착륙 및 비행방식 등 주요 기능을 갖춘 표준 기종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0년부터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 소재 UAM 기술 선도기업 오버에어(Overair)사와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버터플라이(Butterfly)’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버터플라이는 한화시스템의 항공전자 기술과 오버에이社의 에너지절감 비행기술 등이 적용됐다. 최대 속도 320㎞로 서울-인천을 20분 내 운행할 수 있다. 특히 및 전기모터 사용으로 기체 제작비가 저렴하고, 10분 이내 고속 충전을 통한 연속운항이 가능해 운임비를 모범 택시 비용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에는 영국 브리스토우(Bristow)사가 버터플라이 20∼50대 물량을 사전 주문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6월 내년 3분기 UAM 무인 시제기 비행을 목표로 오버에이사에 15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에 실물 크기의 무인 시제기를 제작할 계획이다. 이후 자체 비행시험을 통해 항행관련 기술검증이 완료되면 2025년까지 국토교통부 주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 챌린지’에 참가해 실증 비행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화시스템은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와 ‘K-UAM 드림팀’ 컨소시엄에 참가해 UAM 버티포트(이착륙장)와 교통관리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달 14일에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형 UAM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2025년 제주도에서 UAM 시범 사업 시작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한화시스템은 미래형 항공기체(AAV) 개발·운항·인프라 등에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UAM 상용화까지 안전성을 검증하고 국내 여건에 맞는 운영 및 기술 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KAI는 2029년까지 UAM 독자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2025년까지는 보유한 기존 항공 기술과는 다른 전기 분산추진, 소음 등 UAM 특화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이후부터 독자 모델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2024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실제 크기의 약 40%에 달하는 UAM 축소기를 만들 계획이다. 이후 UAM 축소기를 통한 실증 비행에 돌입,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KAI는 이미 고정익 항공기와 회전익 항공기, 무인항공기를 개발하고 제작하며 UAM 개발에 필요한 기술 중 70%에 해당하는 완성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머지 30%를 채우기 위해, KAI는 사내 차세대비행팀을 꾸려 UAM과 유무인 복합 운영체계 기술, 경량기체 개발을 위한 복합재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AI는 향후 UAM 사업과 관련해 컨소시엄을 준비하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가 확정될 시 비행체 개발과 UAM 환경 조성을 위해 국내외 전문 기업들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45개국 약 400대 이상의 UAM 비행체가 개발 중이다. 이들이 UAM 비행체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팽창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 규모는 연평균 30%씩 성장해 2040년 1조4740억달러(약 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UAM을 미래 중요 교통수단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만큼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