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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전 세계적인 경제 압력을 낳는 미국 달러화 초강세(킹 달러)가 이제 막 시작된 수준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1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달러 초강세가 미국 외 세계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세계 무역과 금융 주요 통화로 사용되는 만큼, 극심한 변동성이 갖는 파장도 클 수밖에 없어서다.
강달러는 이미 느려진 세계 경제 성장을 더 붙잡으면서 다른 나라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까지 심화시키는 상황이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들 역시 고심하고 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에만 14% 이상 급등할 전망이다. 지난 1985년 이 지수가 출범한 이후 최대폭 연간 상승률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 위안화 환율의 경우 지난주 1달러 당 7위안 선을 돌파했다. 일본 엔화 가치도 올해 들어 20%가량 내려 24년 만 최저치를 찍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상 전망 역시 달러 초강세 지속 가능성을 키운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최근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예상 이상으로 급등해 9월 이후에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금리인상)과 같은 큰 폭 금리인상이 유력시된다.
8월 CPI 발표 후 일각에서는 ‘울트라 스텝’(한 번에 1%p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미국 외 다른 주요국 경기 전망이 비교적 암울한 점도 달러 추가 상승 원동력이 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와의 ‘경제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은 수십 년에 걸친 부동산 호황이 꺼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의 라구람 라잔 교수는 WSJ에 "내 생각에 이것(강달러)은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취약성이 쌓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머징마켓(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 "일련의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발(發) 고금리와 강달러로 이머징마켓 국가와 기업들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게 이유 중 하나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내년 말 만기가 도래하는 이머징마켓 정부들의 달러 표시 부채는 830억 달러(약 115조 37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게이브리얼 스턴은 WSJ에 "만약 달러 가치가 더 높아진다면 이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지푸라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1985년 플라자 합의처럼 강달러 대응을 위한 국제 공동 조치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자산운용회사 아문디의 파레시 우파드야야 통화전략국장은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해 공동의 개입이 이뤄질 타당한 이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