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대만 침공땐 미군이 방어"...군사 직접개입 가능성 시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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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대통령(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CBS의 ‘60분’ 인터뷰에 참석, 중국이 대만을 침공했을 때 미군이 방어에 나설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을 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행자는 또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재확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달리,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미군이 방어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할 때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하고 유사시 개입할 근거를 뒀다. 이를 토대로 미국은 대만에 군사 지원을 하되 중국의 대만 침공 때 직접 개입 여부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수십년간 이 같은 정책을 앞세워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고 대만도 중국을 상대로 독립을 선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지력을 유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미국의 대만 정책에 대한 질문에 "독립과 관련한 결정은 대만이 스스로 내린다"며 "대만의 결정이며, 미국은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도록 독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어 대만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이를 지지하는 듯한 다른 나라의 행보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를 포함해 과거에도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거론해왔기 때문에 중국, 대만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주목된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예스, 그것이 우리의 약속"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난해 10월 CNN 타운홀 미팅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깨는 듯한 발언이 수차례 나왔으나 그때마다 미국 국무부, 백악관이 나서 변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와 관련, CBS는 미군이 대만을 방어하지 않을 것이란 게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시각은 달랐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언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이 아시아 세력확장을 지속하고 미국과 대만에 더 강경해짐에 따라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의도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많았다.

미국에서는 대중국 매파들을 중심으로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 대중 강경파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월 대만 외신 기자회견에서 전략적 모호성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내 정세가 매우 복잡해 대만이 역내 안보 대화의 일원이 돼야만 대만·중국 주변까지 더욱 안전해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군부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온 바 있다. 필립 데이비드슨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재직 시절이던 작년 3월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6년 내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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