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 동료 의원 발언권 묵살한 상임위원장...권한 ‘악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1 11:07

상임위원장, "원만한 회의 진행 위해"
A 의원 의사권 무시 이후 두 의원 질의 이어져

원주시의회 건도위 15일

▲원주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1차 회의가 15일 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 원주시의회 상임위원회 안건 심의에서 위원장의 권한으로 특정 의원의 발원권을 묵살하는 일이 벌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방분권시대, 지방자치단체 못지않게 의회의 역할과 기능도 중요해졌다. 그만큼 높아진 위상과 역할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도 더 커졌다.

집행부 행정사무를 감사하고 심의하는 회의장에서 시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동료 의원의 권한을 일방적으로 빼앗는 것은 부당하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한 미성숙한 모습이다.

건도위 회의록(15일)

▲원주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제1차 회의가 열린 15일 회의록의 일부 발췌, A 의원은 질의 종결까지도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제235회 원주시의회 정례회가 개의한 가운데 제1차 건설도시위원회에서 원주시장이 제출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안건 심의 중 A 의원은 손을 들어 발언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위원장은 네 차례에 걸쳐 A 의원의 발언권을 묵살해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다.

위원장은 "이 조례와 관련 한 의원이 30여 분간 시간을 사용했다. 5개의 안건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건너뛰었다"고 해명했다.

회의록에 의하면 A 의원의 두 차례에 걸친 의사 표시 그 이후로도 국민의힘 두 의원의 질의가 이어진 후 안건은 원안 가결됐다.

전직 정치인은 "아마 원주시의회가 열린 이래 이런 일은 없었을거다. 위원장이란 직책은 위원들과 상하 관계가 아니다. 위원의 권한을 빼앗을 권리도 없다. ‘초선 의원이라서’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이재용 의장은 "9년 의원 생활에 이런 일은 처음이다. 서로 의견이 달라 언성을 높일 수도, 막말을 할 수도 있지만, 회의장에 들어가면 개인적인 감정은 배제해야 함이 마땅하다. 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설득했다"며 "의회의 수장으로서 당론을 떠나 균형을 유지하며 시민을 위한 의회를 이끌어가고 싶다. 이번 일은 유감으로 생각한다.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 못한 듯 싶어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ess00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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