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자이언트스텝…'빅스텝' 시사한 한은, 금리인상 기조 길어지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2 16:09

미 연준 3차례 연속 기준금리 0.75%p 인상

한 달 만에 한미 금리 역전



한은 베이비스텝 고수시 연말 1.5%p 벌어질 수도

차주들 이자 부담, 경기 침체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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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한 후 0.25%포인트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베이비스텝)을 암시해왔으나 미국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강해 추가 빅스텝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미 연준은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2.25∼2.5%에서 연 3∼3.25%로 0.75%포인트 높였다. 미국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큰 만큼 6월과 7월에 이어 3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5.2%에서 5.4%로 높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 회의에서 또 다시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수 있다고 암시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2%로 돌아올 때까지 긴축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음 회의 때도 큰 폭의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은 올해 4.4%, 내년 4.6%로 예상됐다. 지난 6월 FOMC 회의 때보다 1%포인트, 0.8%포인트 각각 올랐다.

미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한은도 7월에 이은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미간 기준금리는 한 달 만에 다시 역전됐다. 한미 금리 역전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원화가 절하될 수록 같은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치솟고 있는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1400원대를 돌파했다.

한은은 연내 남은 10월과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모두 인상해야 하는 처지인데, 금리 인상 폭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은이 이후 회의에서도 베이비스텝을 고수할 경우 연말에는 한미 금리가 최소 1.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2.5%로, 한미간 금리 차는 상단이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은이 다음달 12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미 연준이 11월에 다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금리 차는 1.25%포인트로 확대된다. 한은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또 0.25%포인트 높이고 연준이 12월 최소 빅스텝을 밟으면 금리 차는 1.5%포인트로 벌어진다.

한은이 사실상 베이비스텝을 고수하기 어려운 만큼 빅스텝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기준금리 0.25%포인트 점진적 인상을 강조했던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미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4% 수준 이상으로 상당 폭 높아졌다. 한은은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커지고 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도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지속되면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내년에도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높여가되, 금리인상 폭과 속도는 국내외 경제 흐름 변화를 보며 유연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추가 빅스텝에 더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차주들 이자 부담이 커지고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금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이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데다 앞으로의 전개도 예상하기 어렵다"며 "가장 고통이 큰 취약자주 지원 등 연착륙 방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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