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2조원 클럽’ 입성 눈앞
주력 DDI 사업, OLED 수요 타고 호황
’신성장동력’ 전장 점찍고 M&A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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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세미콘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1위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LX세미콘이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성장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회사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비롯한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올해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8.5% 늘어 1조1842억원에 달했다. LX세미콘 반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사례는 처음이다.
연말까지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연간 매출 2조원을 넘을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53.4%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원에 가까운 1조898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3.4% 커진 규모다.
실적 급성장은 LX세미콘이 강점을 가진 DDI 시장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89%가량에 DDI 사업에서 나올 정도로 비중이 높다. DDI는 TV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전자제품에는 필수로 탑재되는 반도체다. 디지털 신호를 디스플레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다양한 화소를 조정해 화면을 출력하도록 돕는다. LX세미콘은 DDI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DDI 제품에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DDI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보복 소비로 각종 정보 기술 제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호황을 맞았다. 여기에 반도체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한 반도체 품귀 현상 속에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업계는 DDI 가격이 지난해에만 30%가량 올랐다고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이러한 흐름이 유지됐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며 부품 공급 차질을 우려한 전자제품 제조사가 DDI 재고 축적에 나서며 높은 부품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최근 호황을 맞았던 DDI 시장에도 먹구름이 다가오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심화로 전자제품 수요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덩달아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도 꺾이며 부품 공급사인 LX세미콘도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OLED용 DDI 매출은 올해 61억2300만달러(약 8조7344억원)에서 오는 2028년 44억6000만달러(약 6조3621억원)로 점진적인 감소가 예상된다.
LX세미콘도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회사가 주목하는 분야는 차량용 반도체다. 이미 지난해 6월 텔레칩스에 267억원을 투입해 지분 10.93% 확보하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업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들어가는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AP 점유율 80%를 확보했다. LX세미콘은 최근 사내 차량용 반도체 관련 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등 사업 육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다.
LX세미콘은 지난 5월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며 전력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LG이노텍으로부터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유·무형 자산을 인수한 데 이어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본준 LX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LX세미콘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며 "DDI 부품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빠른 속도로 다른 분야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