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실세 빈 살만 왕세자, 총리로 임명...‘권력승계’ 시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8 14:09
빈 살만

▲총리직에 임명된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이 자신이 맡던 총리직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넘겼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우디 왕실 내각 인사 칙령을 인용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자신의 아들인 빈 살만 왕세자를 사우디 총리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로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사우디에서 실질적 통치자로 평가받던 빈 살만 왕세자는 왕국 정부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공식화하게 됐다.

총리직은 사우디 정부의 공식 수반이며 그동안 살만 국왕이 맡아왔다.

사우디 왕실 관계자는 새 총리로서 해외 방문에서 왕국을 대표하고 정상회담에서 의장을 맡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미 국왕에 명령에 따라 국가의 주요 집행 기관을 매일 감독하고 있으며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무회의는 살만 국왕이 계속 주재한다고 칙령은 밝혔다.

이와 함께 무함마드 왕세자의 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은 국방장관에, 국왕의 또 다른 아들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은 에너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7년 실권을 잡은 후 석유 수출 중심의 사우디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고 여성 운전 허용, 스포츠 행사 유치 등 변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여성 인권 활동가나 왕족 등 반대파를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가 2018년 일어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미국 등 서방과 관계가 악화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런 이유로 무함마드 왕세자를 왕따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유가 급등 속에 사우디를 찾아 그를 만나기도 했다.

2015년 사우디 통치자가 된 살만 국왕은 현재 86세로, 지난 3년 동안 여러 차례 입원하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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