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건설부동산부 기자
![]() |
문재인 정권 브랜드인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 ‘신혼희망타운’(신희타)이 올해 들어 종적을 감췄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분양형 신혼희망타운 신규 사업 승인 건수는 0건인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국토부의 8·16대책에 신혼희망타운이라는 워딩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더 큰 확신을 준다. 대책 방안 중엔 신규 모델인 ‘청년원가·역세권 첫집’ 통합 브랜드가 비슷한 유형의 신혼부부 정책을 담고 있어 신희타는 이 제도에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신희타는 혼인 기간 7년 이내 또는 6세 이하 자녀를 둔 신혼부부가 시세보다 60~70% 저렴한 가격으로 아파트를 분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 1.3%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간 집값의 70%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그러나 신희타는 공급기간 동안 내내 ‘신혼절망타운’이라 불리며 신혼부부들의 외면을 받았다. 소형 면적 위주 공급과 선호하지 않는 입지에 지어져 대부분 지역에서 미달사태가 발생하는 등 시장 수요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말 그대로 ‘자녀 없는 신혼부부’만을 위한 주택이었냐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 들렸다. 게다가 수익형 모기지 의무 가입으로 인해 환매 시 최대 50%를 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내 집 마련이라 부르기도 민망했다. 국가의 임대장사에 놀아나는 행태라는 거센 비판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왕왕 제기된 바 있다. 이미 입주를 했거나 입주예정자들에게도 신희타는 속앓이 대상이었다. 기자에게 직접 전한 신희타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교통과 학군의 최적입지, 비가 와도 노는 놀이터 설치, 경관LED를 포함한 개성있는 외부디자인 설계 등 LH가 다양한 특화방안을 제시했음에도 현장별 인프라 차이가 심해 입주예정자들은 공사 내내 현장소장들과 마찰을 겪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복지 정책 실효성에 의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 공급은 지속돼야 한다.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신희타 취지 자체는 신혼부부에게 큰 도움을 줬다. 자금이 부족한 2030세대의 주거상향이전 발판으로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국토부는 내달 5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는 청년원가·역세권 첫집 방안의 일환인 ‘청년주거지원 종합대책’(9월 발표였으나 연기)을 통해 이같은 문제를 개선할 예정이다. 전 정권의 흔적을 지우겠다는 다짐이 보이는 만큼, 이번 새로운 브랜드는 입지, 평형, 인프라 차별, 환매 부담 현실화 등 얼마나 실효성이 향상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