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 수출 이후 유지·보수·운영 사업
무기수출 시장의 60-70% 중요성 높아져
KAI·LIG넥스원·한화에어로 관련사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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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원들이 항공기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방위산업 업체들이 무기체계 유지·보수·운영(MRO)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방산 수출액이 최대 150억달러를 기록하며 한국이 세계 5위권 무기 수출 국가로 발돋움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무기체계 전체 시장 규모 중 MRO 사업의 비중은 60∼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무기체계 개발과 양산(30∼40%)보다 더 큰 시장 규모다.
MRO는 무기체계의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을 포괄한다. 무기체계 수입국들은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주기적 성능개량, 단종 관리, 수리 및 정비, 전문인력 양성, 교육 등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군부대가 새로운 무기체계를 도입하면 수 년에서 수십 년 간 운용하는데, 이를 판매한 방산업체는 무기체계의 수명 전 주기 동안 MRO 사업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MRO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KAI는 올해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하며 동시에 MRO 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비행훈련학교를 설립 및 운영할 계획이다. 항공기의 경우 통상 30년 이상 운용되기에, 사업 규모도 수 천억원 단위로 예상된다.
또 KAI는 지난 6월 이라크 와 T-50IQ 항공기 후속운영지원 사업을 체결했다. KAI는 이라크에 수출된 T-50IQ의 정비와 군수 지원, 군수품 관리 프로그램 제공, 신규 조종사 및 정비사 양성 교육 훈련을 2025년 2월까지 지원한다. 이번 계약은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체결한 첫 후속운영지원 사업으로 그 규모만 3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KAI 관계자는 "완벽한 서비스로 가동률 향상을 통한 고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국산 항공기 수출 1000대의 핵심요소로 키워 갈 것"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7월 네덜란드 방산업체인 탈레스와 ‘함정탑재 핵심무기체계에 대한 MRO 및 성능개선’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998년부터 무장통제체계 기술협력생산과 창정비를 추진해온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MRO를 포함한 성능개선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다.
특히 이번 계약을 통해 LIG넥스원은 올해 MRO 분야 3000억원 수주 달성이 전망된다. LIG넥스원은 1976년 호크 유도무기 창정비를 시작으로 MRO 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총수명 주기 관리 체계(TLCSM)를 도입해 무기체계의 수명주기 간 전투준비 태세 향상, 성능 발휘 보장, 군수 지원 용이성, 개발 및 배치소요기간 단축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권병현 LIG넥스원 부문장은 "이번 MOU 체결로 향후 양사가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LIG넥스원의 정비능력을 해외로 수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방산 역량을 모두 흡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집트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수출한 데 이어 레드백 장갑차의 호주 수출도 가시권이다. 또한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t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82년 인도네시아와 T53 엔진 창정비를 시작으로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12개국에 엔진 정비 기술을 수출해 왔다. 향후에는 K-9자주포, 레드백, 잠수함, 전투함 등 무기체계와 대우조선해양 상선 분야의 선박수명주기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MRO 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