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이어 1나노 선점…삼성, TSMC에 원투펀치 승부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04 15:10

매출점유율 16 vs 53%로 열세

초미세 영역부터 역전 노려



삼성의 잇따른 기술력 반전

장기적으로 수율 뒷받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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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가 대만 TSMC보다 한발 먼저 3㎚(나노미터)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4일 ‘1나노’ 공정 반도체 진입 시점까지 먼저 공개하며 첨단 공정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3나노에서 추월한 기술 지배력을 1나노를 통해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잇따른 기술 지배력 선점 후발주자 삼성 반전 전략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4년 파운드리 시장에 진입한 뒤 늘 TSMC에 뒤 처져 있던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 반도체 초도 양산에 이어 1나노 공정 진입 로드맵도 먼저 공개한 건 점유율 반전을 위한 ’원-투펀치’를 날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말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TSMC보다 앞서 1.4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 시점을 못 박은 것은 TSMC가 독주하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반전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SMC는 1.4나노 공정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아직 양산 시점을 공개하진 못한 상황이다.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계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선두 TSMC와 점유율 격차가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16.5%인 삼성전자에 비해 TSMC가 53.4%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초미세 영역으로 분류되는 7나노 공정 이하 파운드리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해당 공정을 운영하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점유율 격차도 6대 4 정도로 줄어든다. 삼성전자가 기술 지배력 선점에 주력하는 이유다.

반도체는 회로 선폭이 가늘수록 한정된 칩에 더 많은 회로를 새길 수 있어 반도체 원판(웨이퍼) 하나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도 늘어난다. 회로가 촘촘하다는 의미는 적은 전력으로도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미세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반도체 성능은 개선되는 반면 생산 효율을 높아지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초미세 공정을 선점할 때 매출 구도는 단시간에 큰 격차로 좁혀질 여지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3나노 공정 매출은 올해를 시작으로 2024년 기존 5나노 공정을 추월해 2025년까지 연평균 85% 증가할 전망이다.


◇ 세계 최초 기술력에 수율 고객사 확보 뒷받침 필요


업계에서 가장 먼저 1나노 공정 진입을 발표한 업체는 인텔이다.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오는 2024년 하반기 1.8나노 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첨단 공정을 구축하더라도 고객사에 수주를 따낸 뒤 해당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수율(양품비율) 등 넘을 산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인텔보다 기술력 면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수율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이미 5나노 공정 이하로 진입하면서 수율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퀄컴은 삼성전자 4나노 공정이 낮은 수율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차기 물량을 TSMC로 옮기기도 했다.

특히 1나노는 머리카락 한 올을 10만개로 쪼갠 수준으로 칩이 작아지기 때문에 회로를 그리는 난도가 급상승한다. 수율 관리가 더 어렵다는 의미다. 2나노에서 1나노로 바로 전환하지 못하고 옹스트롬(0.1나노) 단위로 전환된 이유다.

퀄컴 사례처럼 수율 관리에 난항이 이어지면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향후 수주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입소문’ 관리를 위해서도 수율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은 수주가 핵심이기 때문에 미세화를 선점하는 것 이상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1나노 공정부터는 난도가 압도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미세화 정도뿐만 아니라 수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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