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인수가 높아져 부담"…이틀째 주가 곤두박질
금투업계 "비싸게 산 것 아니다" 장기적으로 호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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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옥 전경. |
◇ 강달러인데 글로벌에 올인?…"주가 하락 ‘일시적’"
5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대비 7% 하락한 16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수·합병 소식을 발표한 전날에는 9% 가량 폭락했다.
전날 진행된 네이버 기자간담회에선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나온 지적은 크게 두가지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상황에서 2조원이 넘는 규모의 현금을 활용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맞는 타이밍인지, 최근 부진한 실적의 ‘포쉬마크’를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는 것은 아닌지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주요 경쟁사인 ‘디팝’을 예로 들며 적정한 시기에 적절한 가격의 인수였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 ‘디팝’은 북미 C2C 기업 ‘엣시’에 16억달러(2조2745억원)에 팔렸다. 당시 디팝의 매출 규모는 ‘포쉬마크’의 5분의 1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네이버는 ‘디팝’때보다 4억달러(5656억원) 저렴한 12억달러(1조6968억원)의 순 기업가치에 ‘포쉬마크’를 인수한 것이다.
주가 하락은 ‘일시적’이라고도 강조했다. 통상 대규모 인수·합병시 인수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고 피인수기업 주가는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 확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면 일시적인 주가 하락은 회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나스닥 상장사 ‘포쉬마크’ 주가는 네이버의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지난 4일 13% 급등했다.
네이버는 전일 공시를 통해 내년 4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의 지분 100%를 주당 17.9달러(2만5443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총 인수 금액은 16억달러(2조2745억원)에 달한다. 이는 보유현금 5억달러(7107억원)을 포함한 금액으로 순 기업가치는 12억달러(1조7059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네이버는 물론 국내 인터넷 업체가 진행한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다.
포쉬마크는 2011년 설립 이래 지역 단위의 소셜·커뮤니티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9년과 2021년에 각각 캐나다와 호주로 서비스를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GMV)은 18억달러, 매출은 3억3000만달러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부터 주춤해 올해 2분기 거래액은 4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에 그쳤다.
◇ 글로벌 사업 시너지 기대…네이버, 북미 리커머스 시장 1위 사업자로 우뚝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로 평균 20% 이상의 성장이 전망되는 북미 리커머스 시장 내 패션부분 1위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포쉬마크는 월간 1840만명이 방문하며 미국 전역에서 이용하는 북미 1위 패션 특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다. 4000만 연간 이용자 중 전체 80%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생)로,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마이크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로 ‘포쉬마크’와 기술, 사업적 영역에서 시너지 창출 극대화를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라이브커머스, 스마트렌즈 등 네이버의 기술을 ‘포쉬마크’에 적용해 다음 도약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보기술(IT)업계와 증권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IT업계에선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통해 후발 주자들의 손쉬운 시장 안착을 기대해볼 수 있다. 소셜, 커뮤니티 기능이 특화된 ‘포쉬마크’의 특성 상 향후 웹툰, 게임 등 K-콘텐츠와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포쉬마크’에 네이버 쇼핑에서 성공한 상품 검색, AI 상품 추천 기술 등을 적용해 글로벌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면 웹툰과 함께 네이버의 해외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를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네이버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좋은 딜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시너지는 2024년 이후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포쉬마크’가 아직 광고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없고, 검색, 라이브 커머스 등 네이버의 기술을 접목해 추가적으로 이용자 증가와 매출 및 거래대금의 증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