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2배 늘렸던 적자 공기업 한전, 한우점심 1끼에 400만원...더 쓰린 전기요금 인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06 08:46
전기요금, 4인 가구 기준 2천270원 인상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한국전력이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내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전 내 여러 부서가 상식 밖 수준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소속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2020∼2021년 한전 서울·부산·울산본부에서 법인카드로 결제된 50만원 이상의 식비를 확인한 결과 부적절한 집행이 대거 발견됐다.

한전 서울본부 기획관리실 경영지원부는 지난해 3월 말 직원 정년퇴직 행사 후 유명 프랜차이즈 한우 전문점에서 법인카드로 오찬 회식을 했다. 이 회식에는 무려 409만 910원이 쓰였다.

액수도 액수지만, 당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시행 중이던 때였다.

법정 공기업인 한전이 법인카드를 방만하게 사용한 것도 모자라 정부 방역지침까지 무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20년 11월 말에는 서울본부 전력사업처 배전운영부가 서울 중구 다동 한 고급 스시 맡김차림(오마카세) 일식당에서 체육문화 행사비 명목 70만 5455원을 결제했다.

같은 해 11월 초 서울본부 마포용산지사 고객지원부는 고객지원실 체육문화행사로 롯데호텔에서 112만 4536원을, 다음날 기획관리실 재무자재부는 식비로 신세계조선호텔에서 177만 496원을 썼다.

지난 2년간 한전 서울·부산·울산본부가 체육문화행사 명목으로 5성급 호텔에서 법인카드로 식비를 결제한 건 이밖에도 여러 건이었다.

한전은 현재 출장용·하이패스카드를 제외하고 총 2636개의 법인카드를 사용 중이다.

물품 구입을 제외하고 법인카드로 건당 50만원이상을 결제하면 사용처, 용도, 인적사항 등 사실관계를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또 과도한 섭외성 경비를 줄이기 위해 동일 장소에서 분할결제(쪼개기)를 해서도 안 된다.

건당 50만원 이상 식비 집행 건에 대해서는 처·실장이나 사업소장이 결재해 사용 적정성을 확인해야 한다. 결국 일부 한전 직원들이 사용 적정성을 확인 받을 것을 알면서도 이런 소비를 해온 셈이다.

특히 한전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14조 3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 영업적자(5조 9000억원)를 이미 2배 넘게 웃돌았다.

한전은 올해 전기요금을 4월과 7월에 잇달아 인상한 데 이어 이달부터 1kWh(킬로와트시)당 2.5원∼11.7원 또 올렸다.

전기요금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목표 달성과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해 추가 인상 압력도 강하게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한 전기요금의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이처럼 방만하게 운영된다면 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경영이 악화하는 가운데 지난 5년간 한전과 자회사에서 신규 채용한 인력과 인건비는 오히려 급증했다.

산중위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각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와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한전 및 자회사가 2017∼2021년 신규 채용한 인력은 1만 9010명이었다.

한전의 경우 2012∼2016년 4672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2017∼2021년은 두 배에 가까운 신입 직원(7719명)을 뽑았다.

한전과 자회사 인건비는 2017년 3조 2038억원에서 지난해 4조 1647억원으로 약 30%(9609억원) 증가했다.

구 의원은 "한번 신규 채용한 공공기관의 일자리는 쉽게 줄일 수 없고, 방만한 확대에 따른 체질을 개선하려면 오랜 시간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한전과 자회사들의 무분별한 신규 채용이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고 비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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