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한달새 200억 달러 증발…한은 "괜찮다" 진화 나섰지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06 16:27
외환보유액

▲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경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외환당국은 환율 방어에 나섰고 지난달 국내 외환보유액은 200억 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국가 신인도 하락 등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한국은행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 달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만큼 경제 위기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한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 달러로 전월 말(4364억3000만 달러) 대비 196억6000만 달러 줄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 당시 274억 달러가 감소한 후 13년 11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크다. 단 과거 대비 외환보유액 규모 자체는 커져 9월 감소율(-4.5%)은 역대 32번째에 그친다.

외환보유액은 통화당국인 중앙은행과 정부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대외 외화 금융자산을 뜻한다. 한 국가의 대외 지불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경제 안전판으로 여겨진다.

외환보유액은 3월(-39억6000만 달러), 4월(-85억1000만 달러), 5월(-15억9000만 달러), 6월(-94억3000만 달러) 4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7월(3억3000만 달러)에 소폭 반등했다. 이후 8월에 다시 21억8000만 달러 줄었고, 9월에 196억6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올해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환율 방어 조치로 달러화를 시중에 풀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6.9% 치솟았다. 2011년 9월(10.4%) 이후 11년 만에 가장 상승 폭이 크다. 한은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달러 인덱스)는 9월 말 112.25로 전월 말(108.77) 대비 3.2% 올랐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오르기 시작하자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을 내다 팔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 총 매수액에 총 매도액을 뺀 외환 순거래액은 올해 1분기 중 -83억1100만 달러, 2분기 중 -154억900만 달러로 각각 나타났다. 외환시장에 93억1100만 달러, 154억900만 달러를 1분기와 2분기에 순매도했다는 의미다. 3분기 외환당국의 외환 순거래액은 12월 말에 공개한다.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 방식에 따른 적정 외환보유고 수준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지난 8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적정 외환보유고 논란보다 유지 관리가 중요하다’ 보고서를 보면 IMF 방식에 따른 적정 외환보유고 기준치는 4303억7000만 달러다. 보다 기준이 엄격한 국제결제은행(BIS) 방식에 따른 적정 외환보유고 추정치는 7839억1000만 달러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부형 이사는 "산재한 대내외 리스크를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큰 괴리가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만으로 환율을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축소될 경우 국가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과거와 달리 규모가 큰 만큼 경제위기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 말 기준 세계 8위 수준을 기록했다. 또 2014년부터 한국이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대외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대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본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은 월평균 70억∼80억 달러 줄었는데 최근 감소 폭은 월평균 47억7000만 달러에 그친다"며 "최근에 원·달러 환율이 절하된 것은 대부분 글로벌 달러 강세 때문으로, 환율의 큰 폭 절하만으로 외환위기라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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