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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
연합뉴스가 AP·블룸버그 통신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민주당 상원선거위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을 두고 "그가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를 언급할 때 그건 농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4개 우크라 점령지와 합병 조약을 체결한 뒤 "러시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며 2차 세계 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쓴 핵무기를 거론했다.
그는 같은 달 21일에도 "우리나라 영토의 온전성이 위협받는다면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명백히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우리는 존 F. 케네디와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아마겟돈(성경에서 묘사된 인류 최후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우려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동서간 냉전이 한창이던 1962년 러시아 전신인 소련이 미국 턱밑에 위치한 쿠바에 핵무기를 배치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미국이 쿠바 해상을 봉쇄하고 군사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등 초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전 세계가 핵전쟁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나 물밑 대화 끝에 쿠바와 튀르키예(터키)에 배치된 러시아와 미국 핵무기를 모두 철수시키면서 극적으로 사태가 종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존립이 위태롭다고 판단되면 선제 핵공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한 러시아 군 독트린도 문제라고 짚었다.
2010년 마지막으로 개정된 러시아 군 독트린은 ‘국가 존립에 위협이 있을 때’는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전력으로 공격해오는 적에게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술적 무기를 손쉽게 쓰면서 아마겟돈으로 귀결되지 않을 능력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약한 전술핵이라고 해도 한쪽이 핵무기를 쓰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단순히 체면이 상하는 것을 넘어 러시아 내 입지가 위태로워졌다며 어디서 이를 피할 수 있는 지점을 찾으려 할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최근 몇 달간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반격에 직면한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할 가능성을 경고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핵 위협에 특별히 새로운 것이 없다는 지난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발언과는 뚜렷이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설리번 보좌관은 러시아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부터 거듭 핵 위협을 가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로선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고 볼 징후가 없다"고 말했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