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가보니… 로봇이 물류이동·용접까지 '척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0 11:21

"기술력의 산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냉장고 공정



로봇이 물류·용접·문 부착까지… 사람 위주의 친환경 공장

LG전자

▲LG전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지능형 공정시스템은 냉장고 생산,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등 실제 공장 가동 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진=LG전자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LG전자 창원 스마트파크의 통합생산동은 회사의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6일 오후 기자가 공장 입구 1층에 들어서자 LG전자만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보였다. 이 기술은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하는데, 실시간으로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 알맞은 부품과 자재를 미리 공급할 수 있다.

다른 쪽에는 LG전자 스마트파크의 통합 관제실이 마련돼 있었다. 관제실에서는 안전·환경·보건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모니터링하며 탄소배출량, 안전사고 위험을 미리 예방한다. 이처럼 모든 정보를 한 곳에서 관리하는건 전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선진화된 시스템이다.

기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 총조립 라인에 들어서니 곧바로 저상형 무인운반기(AGV, Automated Guided Vehicles)가 눈에 띄었다. 5G 모듈을 장착한 이 물류 로봇은 바닥의 초록색 QR코드를 따라 스스로 물류를 옮기고 있었다. 충돌사고의 위험도 없었다. 경로상에 사람이 감지되자 물류 로봇은 노래 소리가 내며 사람이 비킬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공중에는 자재를 담은 박스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오가며 작업자의 위치까지 배달됐다. 작업자가 직접 부품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LG전자는 넓지 않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입체 물류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상에서는 물류 로봇이 최대 600kg의 적재함을 자동으로 운반하고 공중에서는 최대 30kg의 박스를 분주히 옮긴다. 근무자들은 자리에서 필요한 부품과 자재를 받아볼 수 있다. 이에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단축됐고, 물류 면적은 3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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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LG전자


총 조립라인의 시작 포인트에서 밑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냉장고들이 라인을 따라 이동했다. 하나의 라인이지만, 냉장고들의 크기는 각각 달랐다. LG전자는 한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냉장고를 혼류 생산한다.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로봇이 스스로 냉장고의 크기를 인식, 그에 맞는 콤프레셔를 꺼내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콤프레셔는 냉장고에서 냉기를 뿜어내는 심장 역할을 한다.

다음은 그 냉기를 옮겨주는 ‘혈관’ 역할의 파이프라인을 용접할 차례다. 이 또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한다. 냉장고에는 12개 정도의 용접 포인트가 있는데, 현재 절반정도를 로봇이 진행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작업자가 직접 파이프를 용접했으나, 용접 시 발생하는 산화가스는 작업자에게 굉장히 해롭기 때문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커다란 로봇팔이 냉장고가 위치에 도착하자 전자유도 방식의 비접촉 고주파용접을 신속히 해냈다.

LG전자_냉장고도어부착공정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20킬로그램(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본체에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냉매가 돌아다니는 파이프 청소, 냉장고 문 부착도 로봇이 대신 한다. 특히 냉장고 문을 로봇이 붙이는 곳은 LG스마트파크가 최초다. 3D와 2D 카메라로 냉장고 문이 부착될 위치를 계산하고 로봇이 직접 문을 부착했다. 그 뒤에 작업자들은 붙여진 냉장고 문의 힌지고정 작업 만을 하고 있었다. 문까지 다 붙여진 냉장고들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4층 총 기능·성능검사실로 보내진다. 기능검사까지 합격한 냉장고는 무인포장 공정을 거쳐 고객에게 전달된다.

통합생산동 내에서는 작업자를 배려하는 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공장 곳곳에 소파, 테이블 등을 배치한 것은 물론, 공장 내 마련된 ‘키친라운지’에는 다수의 안마의자와 소파, 커피머신 등을 가져다놔 공항 라운지급의 휴게공간을 구성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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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전경


자동화·혼류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파크는 13초 당 한대의 냉장고를 만든다. 또 공정마다 바코드 리더기를 설치,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하루에 수집되는 데이터량만 해도 500GB다. 기존 냉장고 생산라인의 일 평균 데이터 수집량(50MB) 대비 1만 배 많은 수치다. LG전자는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제품 불량,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실제 불량 원인 분석시간은 50% 단축됐고, 현장 불량률을 30% 줄였다.

이와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LG 스마트파크는 올해 3월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세계경제포럼은 첨단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매년 두 차례씩 선정하고 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강명석 키친어플라이언스 생산선진화 TASK 리더는 "AI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지능화로 일부 공정들이 현재까지 진화를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작업자들에게 쾌적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며 사람 위주의 친환경 공장을 만든 부분이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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