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침체 ‘직격탄’ 올해 시장 규모 7% 감소 전망
삼성·SK, 고화소 초소형 픽셀 기반 제품 앞세워 소니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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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아이소셀 HP3’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혹한기’를 맞았다.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커온 CMOS 이미지 센서(CIS) 시장도 역성장이 예상된다. 세계 1위 일본 소니를 추격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는 기술력 고도화를 통해 시장 침체 속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미지 센서는 주로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며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는 흐름에 발맞춰 지난 13년간 성장이 이어져 왔으나 올해들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CIS 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186억달러(약 26조6779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61억개 규모로 1년 전보다 1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상반기 CIS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줄어든 2억4000만대에 그쳤다. 이미지 센서 수요 6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시장이 경기 침체로 부진한 여파가 부품업계로 번지는 추세다. 실제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9% 줄어든 2억9450만대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은 작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단시간에 정상궤도로 돌입할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체 CIS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지 센서는 카메라에서 ‘눈’ 역할을 하는 반도체 부품이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연산을 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전달해 화면에 이미지로 구현한다. 반도체 업계는 CMOS 이미지 센서(CIS)를 새로운 원동력으로 주목해왔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카메라 채용량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이미지 센서는 최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자동차향 수요가 늘어나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이미지 센서 시장은 일본 소니가 시장 점유율 과반을 확보하며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소니 점유율은 43.9%, 삼성전자는 17.9%로 2위 사업자로 선두를 추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 기준 3.5%로 6위를 차지했다.
국내 업계는 반도체 불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기술력 고도화를 통한 점유율 확대 전략을 꾸준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을 대비해 기술 격차를 좁힌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소니를 맹추격해 왔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AP에 이어 주력 제품으로 이미지 센서를 밀고 있다. 2020년 D램을 생산하던 화성 11라인을 CIS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생산능력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초소형 픽셀 기술력 확보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1억화소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업계 최소 픽셀 0.56마이크로미터(㎛)를 2억개 탑재한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HP3’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을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도 단숨에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1억 화소가 넘는 이미지 센서를 공개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 2022’에 참가한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용 1억800만화소 이미지 센서인 ‘Hi-A811’을 전시했다. 올해 초 5000만화소에 픽셀 크기 0.7마이크로미터(㎛) 성능을 갖춘 이미지 센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이미지 센서 기술력이 소니와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9년 차세대 CIS 개발을 위한 일본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한데 이어 이듬해 모든 CIS 제품을 ‘블랙펄’로 브랜딩하는 등 이미지 센서 기술력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저가 제품을 넘어 기술 난도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선두 소니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계가 중저가 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영역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며 "반도체 시장이 불황이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핵심 부품으로 육성하는 만큼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