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ESS산업 활로 모색…업계,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2 16:52

산업부 내년 10월 전기차 폐배터리 ESS 사용하도록 개정안 시행 예정



업계선 협회 설립· 실증 등 사업 활성화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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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의 내부 배터리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내년 10월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 허용을 계기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ESS 산업은 그간 잇단 화재 사고 등을 거치면서 수익이 줄어 침체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사용이 허용되면 이 폐배터리들으로 모아 하나의 큰 ESS를 만드는 게 가능해질 수 있다. 폐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하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고 파악됐다.

다만 ESS 업계서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하는 게 새 배터리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할 때 ESS 제조 비용이 결코 싸지 않다고 알려졌다. 이에 정부에서 폐배터리에 대한 안전 규제 완화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SS 사업이 화재 사고 등 안전사고로 위기를 맞은 만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사용하는 사업에 안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또 전기차 폐배터리의 효율을 끌어올려 ESS에 전력을 충분히 저장하도록 하는 것도 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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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ESS 보급량. (단위: MW)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12일 업계는 전기차 폐배터리의 ESS 재사용 사업 활성화를 기대하며 사업 확대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ESS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성 검사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0월부터 개정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0월부터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전기차 폐배터리업계는 정부의 움직임에 맞춰 지난 5월 업계 권익 보호를 위한 한국전기차배터리산업협회를 설립했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폐배터리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배터리 수거 시스템 구축을 마련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인 에너지·화학을 주 산업으로 삼는 OCI는 지난 2019년에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폐배터리 ESS 사업을 협력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과 이와 비슷한 MOU를 체결했다.

전기차 배터리 플랫폼 기업 ‘피엠그로우’도 폐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해 사용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한 안전 규제 완화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파악됐다. 폐배터리를 재사용 하는 건 친환경적인 만큼 정부가 지원하기에 앞서 안전 규제부터 합리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폐배터리가 2030년에는 약 2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폐배터리를 그냥 버리면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ESS 사업을 개발 중인 IT 기업 ‘VPP랩’의 정주현 이사는 "현재 새로운 배터리 가격이 내려가는 속도가 빨라 폐배터리로 ESS를 만드는 게 더 싸지 않다"며 "폐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건 환경적인 이슈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ESS를 만들면서 안전 인증을 받고 설치를 했을 때 또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안전 인증을 거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 안전을 전제로 하지만 안전 인증 기준을 완화하지 않으면 폐배터리 재사용 사업은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SS 산업은 지난 2020년 화재 사고 등으로 안전문제가 생기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지원 정책이 사라지면서 급격히 침체하기 시작했다. 산업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ESS 총 보급량은 9958MW로 파악됐다. ESS의 연도별 보급량을 보면 △ 2017년까지 1048메가와트(MW) △2018년 3835MW △2019년 1807MW △2020년 2865MW △2021년 359MW △올해 상반기 44MW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재작년의 약 10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ESS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꼽힌다. 낮에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력을 ESS에 일부 저장하고 밤에 내보내는 식이다.

지금까지 업계선 규제가 풀리면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로 사용하기 위해 미리 사업을 준비했다. 규제 특례로 전기차 폐배터리를 ESS로 만들어 안전 점검 등을 위해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폐배터리가 2030년에는 약 2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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