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대1 경쟁 뚫고 5천만원 사업자금 받는 ‘강한 소상공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7 17:33

중기부·소진공 ‘강한 소상공인 최종 피칭 대회’ 개최
1차 오디션 통과 34개팀, 구체화된 아이디어·제품 발표
오미자 활용 보드카 믹스·탄소틈새투수블록 등 선보여
1위 '선미한과', 지원금 5천만원·투자자 연계 등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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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카페 캠프통에서 열린 ‘강한 소상공인 최종 피칭 대회’에 참가한 한원경 씨(디케이스토어)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하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 기자] "빨가면 사과, 노라면 레몬, 초록은 샤인머스캣? 아니, 빨강은 할머니가 타주시던 오미자, 주황은 살구, 노랑은 유자, 초록은 매실, 보라는 머루일수는 없을까? 저희는 한국에서 저평가된 열매들을 보드카에 타먹는 ‘무지개 에디션’을 만들어 미국에 가서 제대로 붙어보기 위해 지난해 3월 강남의 한 무한리필 고깃집에서 합의를 마쳤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카페 캠프통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함께 개최하는 ‘강한 소상공인 최종 피칭 대회’가 열렸다. 스물 두번째 순서로 발표에 나선 디케이스토어의 한원경 씨는 노래를 부르며 피팅(프레젠테이팅·PT)을 시작했고, 오랜시간 심사에 지쳐가던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피칭대회 외에 제품전시, 선배 창업가와 투자자와의 네트워킹 등도 함께 진행된 이번 행사는 지난 6월 쟁쟁한 상품ㆍ아이디어를 가진 100개 팀 중 1차 오디션을 통과한 34개 팀이 최종 경쟁을 펼치는 자리였다.

강한 소상공인 지원 사업은 생활문화 기반 유망 소상공인들을 발굴해 창작자, 스타트업 등과 융합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이들을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1차 오디션 이후 최대 5000만원의 아이디어 실현 자금을 놓고 더 구체화되고 업그레이드된 서비스와 아이템을 볼 수 있었다.

디케이스토어는 ‘드림드링커 오미자 보드카 믹스’를 선보였다. 드림드링커 오미자 보드카 믹스는 신맛, 단맛, 매운 맛 등 3가지 맛으로 구성됐고, 눈길을 사로잡는 홀로그램 패키지가 특징이다.

디케이스토어는 온라인 판매에서는 이미 강점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오프라인 판로가 부족한 상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종 선정 되면 상금으로 서울ㆍ경기권 주류 판매점 영업, 해외 바이어 대상 패키지 제작 등을 하겠다고 한 씨는 설명했다.

한 씨는 "2년 전부터 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려고 팀원들과 준비 중이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떨지 않고 재밌게 즐기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대회 참가팀 ‘수테크’는 ‘빗물침투 탄소틈새투수블럭’을 개발하는 친환경 스타트업이다. 빗물침투 탄소틈새투수블럭은 인도ㆍ보도ㆍ차도 등 불투수층 노면에 떨어지는 빗물을 도로변 우수관이나 측면 유입구로 유입되지 않고 땅속으로 침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친환경적 투수성 도로포장용 자재이다.

조재준 수테크 이사는 "빗물이 땅 속에 스며들지 못하면 땅이 온도 조절 능력이 떨어져 열섬 현상이나 폭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최근 폭우로 인해 서울의 도로가 침수된 것처럼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보도 블록에 이 제품을 사용하면 투수가 되기 때문에 침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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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카페 캠프통에서 열린 ‘강한 소상공인 최종 피칭 대회’ 전시장. 사진=김하영 기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나서는 참가자도 있었다. 퍼즐랩은 ‘마을 스테이 제민천’이라는 마을 협업 서비스를 소개했다. 권오상 퍼즐랩 대표는 충남 공주시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마을 여행지를 만들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지원금을 통해 기존에 있는 공간을 새롭게 바꾸고, 다양한 분야의 청년 10팀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이 사업 모델이 성공하면 마을에서는 6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전국 인구소멸지역이나 청년이 부족한 지역에게 이러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모범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한 소상공인 최종 피칭 대회의 수상자 선정은 선배창업가ㆍ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10명의 전문평가단과 180명의 대국민 심사단에 의해 이뤄졌다. 대국민 심사단에 참여한 류범열 씨는 "평소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며 "좋은 아이템이 많아 지방에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컨설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심사단 홍보림 씨는 "평소 사업을 하면서 사업계획서 작성을 많이 하기 때문에 관심이 생겨 대국민 심사단에 지원하게 됐다"면서 "참가자 분들이 너무 대단한 것 같고, 평소 사업계획서를 쓸 때 심사위원 입장에서 어떤 걸 궁금해할지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1차 오디션부터 이번 대회까지 심사위원장을 수행한 한종호 소풍벤처스 벤처파트너는 "대개 소상공인이라 하면 소규모에 경험과 감에만 의존해서 경영을 하는 사업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늘 오디션에 참가한 소상공인들은 기존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못지않게 고객·시장 분석을 토대로 과학적인 재무·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직접 전략을 실행해 본 것 같다고 느꼈다"면서 "스케일업을 도모할 수 있는 과학적인 경영으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점에서 의미 있는 오디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영예의 1위는 전통 ‘강릉한과’에 파티시에(제과제빵) 기술을 융합한 프렌치 디저트 한과 아이템을 선보인 ‘선미한과’가 차지했다. 2위는 합리적 가격으로 다회용 친환경 패키지 아이템을 제시한 ‘디자인 스튜디오 임성묵’, 3위는 제주 콘텐츠를 활용한 로컬 카페 ‘제주 설심당’ 등 8개사가 선정됐다.

선정된 10개팀에게는 제품 양산 등을 위한 최대 5000만원의 스케일업 자금과 투자자 연계, 후속 정책자금 매칭(최대 5억원) 등 다양한 후속 혜택이 주어진다.

hay10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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