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차량·텐트 내 가스밸브 작게 열고 습도 높을수록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 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8 16:42

가스안전公, 18일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실증실험…사고 급증 산소농도 구간 확인



"실내 습도 높을수록, 산소농도 조금씩 감소할수록 위험 농도 구간 빠르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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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안전공사 연구원이 18일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텐트에 대한 일산화탄소 누출 실험 결과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김연숙 기자


[영월(강원)=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캠핑 차량 또는 텐트 등 밀폐 공간에서 실내 난방용 가스기기 밸브의 개방 정도가 작고 습도가 높을수록 일산화탄소(CO) 중독 사고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임해종)는 18일 강원도 영월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최근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캠핑 중 C0 중독사고에 대한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사고 발생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이번 실증 실험을 통해 일산화탄소 발생이 매우 급격히 늘어나는 산소농도 구간의 존재가 규명됐다. 동시에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기기의 밸브를 조금만 개방하거나 사용공간(부피) 크기가 작을수록 CO 발생을 급격히 늘리는 단계의 산소농도까지 쉽게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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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18일 차량에 대한 일산화탄소 누출 관련 실증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김연숙 기자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CO중독 사고는 연평균 7건 가량 지속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지속적으로 캠핑(텐트·차량)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캠핑 중 가스기기 사용에 따른 CO중독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실증실험에서는 밀폐된 캠핑 환경 내 가스설비(난방기) 사용에 따른 CO 발생 및 산소농도 감소 추이 모니터링, 위험성 분석 작업이 이어졌다.

다양한 캠핑 환경을 고려해 △밸브 개방정도(가스소모량) △사용 공간 크기 변화 △사용 환경 변화 △실내 습도 변화에 따른 CO농도 변화 등 4개 조건을 적용했다.

위험판단 기준은 CO농도 1600ppm 의 도달여부, 도달시간 및 지속여부로 판단했다. CO농도 1600ppm 도달 시 20분 만에 두통, 매스꺼움, 구토 기분을 느끼고 2시간 후 사망에 이르게 된다.

실험 결과 차량은 최대 6000ppm, 텐트는 최대 1만6000ppm까지 CO농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6000ppm은 10~15분 내 사망, 1만6000ppm은 1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농도이다.

가스 밸브를 약 3분의 1 개방할 경우 약 60분 경과 후 CO농도가 1600ppm을 돌파했으며, 이후 약 150분쯤 1만ppm에 도달했다. 산소농도 감소에 따라 CO발생은 완만한 증가→급격한 증가→최고점 도달→급격한 감소의 패턴을 형성했다.

밸브개방 정도가 작으면 CO발생의 급격한 증가, 최고점 도달 패턴은 높은 값으로 형성됐다. 이는 가스소모량이 많으면 주변 산소만 급격히 소모하고 산소부족으로 자연 소화됨을 의미한다.

반대로 가스소모량이 적으면 CO를 만들고 공간 내 모든 산소를 천천히 소비하며 위험을 초래한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제한된 공간 내에서 밸브를 조금 개방할수록 불완전연소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산소를 조금씩 소모하기 때문에 위험농도까지 CO가 발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의 경우 제한된 공간의 크기가 작을수록 소모할 수 있는 산소량이 적기 때문에 위험농도 발생 구간까지 빠르게 산소가 소모되면서 CO발생 속도와 발생량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했다.

텐트는 차량에 비해 초기 산소 감소 속도가 매우 급격하며 이로 인해 CO가 급격히 발생하는 산소농도 15% 이하 구간에 빠르게 진입하고, 이후 텐트 산소농도는 약 14.5%를 유지하며 CO를 장기적으로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에서는 실내 습도가 높을수록 CO발생 속도가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내 습도 30% 조건에서는 약 140분 경과 후 위험농도 1600ppm에 도달, 80% 조건에서는 이보다 약 30분 빠른 110분에 위험농도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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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운 한국가스안전공사 사고조사부장이 18일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텐트, 차량 등의 일산화탄소 연소 안전성 실증실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연숙 기자


이문호 가스안전공사 재난안전처장은 "캠핑이나 차박 환경에서 가스기기 사용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수면을 취할 때는 반드시 출입구를 충분히 개방하고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있으면 재빨리 텐트나 차량에서 나와야 한다. 가스난로 사용 시 온도조절이나 연료 절감의 이유로 밸브를 절반 이하로 개방하면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차박이나 캠핑시에 가스난로의 밸브는 절반 이상 개방하고 환 기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 무자극이기 때문에 중독되기 전까지는 누출 여부를 인체가 감지할 수가 없다. 일산화탄소는 매우 치명적인 가스임을 항상 인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체가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체내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산소결핍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최근 5년간 캠핑장 관련 가스 사고 중 절반은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이며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는 평균 2.1명의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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