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원유 감산 결정 이후 국제유가 다시 오름세
휘발유-경유가격 격차 178원…점차 격차 확대추세
경유 소비자 "유류세 추가 인하 등 대책 필요" 주장
▲서울 시내 등유를 취급하는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
이에 화물차와 택시 등 디젤 차주들은 경유 가격에 가계 부담을 느끼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50% 유류세 인하 등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은 전일 대비 리터당 1844.96원으로 집계됐다. 전날(1843원)보다 1.96원 올랐다. 반면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일 대비 0.7원 정도 내린 리터당 1665.30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경유와 휘발유 평균 가격 차이는 리터당 178원까지 벌어졌다. 지난 5월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처음 역전한 이후 그 격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OPEC+가 다음 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줄이기로 결정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2%에 달하는 대규모 감산이다. 업계는 동절기를 앞둔 상황에서 OPEC+의 결정이 국제유가를 다시 한번 급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경유의 경우 산업용과 난방용으로도 이용되는 만큼, 공급 부족으로 인해 휘발유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러시아 전쟁 시작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막히면서 유럽이 다른 원유를 수입하자 수급 불균형이 깨지면서 경유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10월 기준으로 휘발유와 경유의 국제 가격 차이는 40달러 후반대 정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절기로 갈수록 난방 수요가 증가로 경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중에 OPEC+가 감산을 결정해 경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며 "여기에 최근 환율도 높은 상태라서 국내 경유 가격 또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망에 화물·운송업계 및 생계형으로 디젤 차량을 써야 하는 소비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이 가계 부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토로하며 "곧 겨울철도 다가오는 데 정부가 한시적으로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현재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유류세 50% 인하’를 꼽고 있다. 다만, 유류세 인하를 확대할 경우, 세수 감소가 발생해 선뜻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 상반기에 한시적으로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 한도를 50%(기존 30%)로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적용해 현재 37%인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 55%까지 확대한다면 유류세 부담은 지금보다 리터당 148원 줄어든다. 그만큼 세수 또한 감소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도 유류세 50% 인하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며 "세수와 관련돼 있는데다가 현재 세계 유가시장 변동이 크다 보니 성급하게 결정 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