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통장 1억 넘어도 연 2.3% 금리 적용
케뱅·카뱅, 수신 금리 최대 1%포인트 넘게 인상
카뱅은 개인사업자, 토뱅은 주택 시장 진출 예고
혁신 기대 떨어진 시장…"플랫폼 혁신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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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이날부터 토스뱅크통장에 1억원이 넘는 돈을 맡겨도 연 2.3%(세전)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토스뱅크는 그동안 토스뱅크통장에 1억원 이하를 맡겼을 때만 연 2.3%의 금리를 적용했고, 1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연 0.1%의 금리를 적용했다.
금리 인상기에도 토스뱅크통장 금리를 연 2%로 고수하던 토스뱅크는 지난 6일 금리를 연 2.3%로 높였고, 키워봐요 적금 금리도 기존 3%에서 4%로 인상했다.
이번에 1억원이란 금액 한도 제한을 없애면서 고객 혜택을 더욱 강화했다는 것이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토스뱅크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으로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연 0%대의 금리를 제공하던 시중은행과 달리 연 2%의 높은 금리를 제공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은행권 처음으로 매일 이자받기 서비스를 시작해 고객이 원할 경우 매일 이자를 받아 일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시도도 단행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며 4∼5%대의 정기 예·적금이 제1금융권에서 출시되고 있고, 토스뱅크통장이 파킹통장으로서의 금리 경쟁력도 낮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파킹통장 금리를 연 2.6%, 케이뱅크는 연 2.5%까지 높이면서 인터넷은행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토스뱅크가 금액 제한을 해제하는 조치를 내린 것은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토스뱅크뿐 아니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최근 수신 금리를 큰 폭으로 높이면서 인터넷은행의 금리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앞서 금리 부분에서 금융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고 평가됐으나, 최근에 시중은행들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며 금리 경쟁력이 낮아진 상태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7일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1년 이상 기본금리를 1.1%포인트 인상해 연 4.6%로 높였다. 21일 기준 은행권에서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18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1.2%포인트 인상했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는 1년 기준 연 4.5%로 높아졌고, 자유적금 최고 금리도 연 4.4%로 인상됐다.
인터넷은행들은 금리 인상뿐 아니라 새로운 포트폴리오 확장도 예고했다. 당장 카카오뱅크는 이달 말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개인사업자 대출과 함께 개인사업자를 위한 예·적금 등 수신 상품도 함께 선보이겠다고 언급했던 만큼 개인사업자를 위한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토스뱅크는 전세자금대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먼저 고객 수요가 높은 전세자금대출을 내년 중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이 금리와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혁신의 기대감이 많이 떨어진 데다,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며 인터넷은행들의 비대면 영역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100만명을 넘어서며 카카오뱅크의 MAU를 뒤쫓아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20일에 기존 모바일뱅킹 앱 쏠(SOL)을 업그레이드한 ‘뉴 쏠’을 선보였다. 여기에 인터넷은행이 중금리 대출 확대란 과제로 리스크 관리에도 집중해야 하고, 은행권의 규제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어 ‘태생이 은행’이란 제약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 인터넷은행들이 몸집과 실적 면에서는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케이뱅크는 9월 말 기준 고객 수 800만명을 돌파했고, 3분기에만 여·수신 잔액이 모두 1조원 이상 증가했다. 토스뱅크는 이달 5일 기준 고객 수가 480만명을 넘어섰으며, 지난 5월 예대사업부문에서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초기에는 은행과 플랫폼 기업이란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인터넷은행들이 기존 은행과 차별점을 가지기 위해서는 성장에 더해 플랫폼 부문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