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지금 최대 실적"…난감한 은행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26 16:29

4대 은행 3분기 순익 3.4조

3분기에만 이자이익 8조 이상 거둬



이자장사 비판 속 최대 실적 행진

"사회공헌 등 금융지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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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4대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국내 은행들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이자이익에 기반한 실적 상승이 지속되며 이자장사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은행권은 금리 인상기에 이자마진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어려운 경기 속에서 이자에 기대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어 사회환원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의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3조854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12조2110억원) 대비 13.5%나 늘었다. 3분기에만 4조8876억원을 벌어들이면서 한 분기 동안 5조원 가량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18.6%나 늘어난 것으로, KB금융 순이익이 약 2% 줄어든 것을 제외하고는 3개 금융그룹 모두 성장세를 이었다.

금융지주사들의 역대급 실적에는 주요 계열사인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실적 성장 영향이 컸다.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조7604억원으로 전년 동월(8조2641억원)에 비해 18.1% 성장했다. 3분기에만 총 3조426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5% 늘어난 규모다.

은행들은 기업 대출 위주로 대출 자산이 확대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확대돼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23조77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19조2875억원) 대비 23.3%나 늘었다. 3분기에만 8조4396억원의 이자이익을 내며 한 분기 동안 8조원 이상을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전분기의 7조9761억원에 비해서도 5.8% 증가하면서 3분기에 더 많은 이자이익을 거뒀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기에 높은 이자마진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이자장사 비판을 받고 있는데, 3분기 실적이 이자이익에 기반해 성장하면서 수치로 증명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대한 높은 대출 금리에 대한 비판과 예대마진 축소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대출금리 산정 체계가 불합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대출 가산금리 산정 시 예금보험료와 지급준비금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은행의 ‘대출금리 모범 규준’을 개정해 이같은 방안을 서면 의결했다.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 24일 진행된 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은행권 대출 이자 산정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의 대출 이자 산정 체계에 관련해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공감한다"며 "예보료나 지급준비금은 가산금리에서 빼 산정하는 것 등을 정책 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은행권은 오히려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당국 압박에 지난 8월부터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정책 지원에 대한 요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이자장사 비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높아지면서 대출 금리가 오르고 NIM이 확대되는 것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실적이 좋아지면서 이자장사 비판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눈치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많은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사회공헌에 더욱 적극 나서면서 지금 벌어들인 수익을 돌려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서민층, 취약층을 위한 금융 지원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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