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48조 증가한 정기예금 '올해 최대'...대기업 대출도 몰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01 15:35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800조 돌파

'높은 금리' 정기예금으로 자금 이동



자금시장 경색에 대기업 대출 6.7조 늘어

가계대출 10개월 연속 감소세

은행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돼 10월에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약 48조원 증가했다. 올 들어 최대 규모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돼 은행을 찾는 대기업 수요가 늘어나며 10월 대기업 대출도 올 들어 가장 많은 6조6000여억원 규모가 증가했다.

1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0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전월 대비 47조7231억원(6.3%) 늘어난 규모로, 올 들어 한 달간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의 예대금리차 축소로 은행권이 수신 금리를 빠른 속도로 높이면서 은행 정기예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1년 기준 연 5%의 기본금리를 제공하며 5%대 금리에 안착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전월 말 대비 3080억원(0.8%) 줄어든 39조17억원으로 나타났다.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정기예금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10월 정기예·적금 잔액은 847조2293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7조4152억원(5.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개월간 157조1926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626조159억원으로 29조999억원(4.4%)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이자가 낮은 만큼 이자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 대출도 크게 증가했다. 10월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7조1474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6651억원(6.6%) 증가했다. 올 들어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전월에 3조7332억원(3.9%) 늘었던 것에 비해서도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대기업은 보통 회사채 발행 등으로 스스로 자금을 마련하는데, 은행을 찾는 것은 이례적이란 것이 은행권 설명이다. 레고랜드 채무보증 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고 AAA등급의 한전채가 시장에 대규모로 풀리면서 채권시장이 경색되자 대기업들도 은행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24조7381억원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한 해 대기업 대출이 4조736억원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대기업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7조5233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조1066억원(0.5%) 증가했다. 전월 증가 폭(3조7387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으나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에 기업대출 잔액은 한 달 새 9조7717억원(1.4%)이 늘어 704조670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6475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4354억원(0.2%) 감소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9조1357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7580억원(0.2%) 늘어난 데 반해 신용대출 잔액(123조6299억원)이 1조9322억원(1.4%) 줄었다. 전세자금대출도 감소 전환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34조625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351억원(0.1%) 축소됐다.


dsk@ekn.kr
송두리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