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성 에너지환경부 기자
![]() |
▲에너지환경부 전지성 기자 |
"LOI를 다 된 밥처럼 홍보하는 정부나 언론들도 문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되기 바란다."
지난달 31일 한국과 폴란드 정부, 기업 간 투자의향서(LOI) 체결을 두고 원전업계의 기대가 부풀고 있다. 정부와 언론들은 ‘40조 잭팟’이라며 들뜬 분위기다. 원전 관련주들도 지난 1일 일제히 반등했다. 모처럼 활력이 도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다 된 것도 아닌데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는 것 아니냐는 저적도 나온다. 실제 해당 프로젝트의 자금조달 방법, 향후 운영계획 등 수익성이나 구체적인 수주 금액, 공사규모, 기간 등은 합의가 완료되지 않았다. 이번 LOI체결을 토대로 내년까지 양측이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번 원전 수주 발주를 주도하고 있는 폴란드 민간기업 제팍(ZE PAK)에 대해서도 순자산이 4000억원에 불과한 기업이고, 이번 건은 본 계약이 체결된다 해도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결국 우리 국책은행들이 동원돼 국가적인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탈원전 폐기, 원전 10기 수출 등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성과에 목마를 수밖에 없다. 지난 주 폴란드 정부가 발주한 원전 6기 프로젝트는 경쟁상대인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갔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에 원전 핵심기술 관련 지적재산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창양 장관을 비롯한 원전 담당 공무원들의 교체설이 돌기도 했다.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에서는 "한수원이 폴란드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단가는 2009년 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덤핑 가격’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수출할 때의 메가와트(㎿)당 건설단가(332만달러)보다 20% 적고, 당시 건설단가의 현재가치(452만달러)와 비교하면 41%나 적은 엄청난 ‘출혈 입찰’"이라며 "향후 막대한 손실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연구개발하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는 동안 폄하하는 데에만 몰두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거기 귀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나라가 망하지 않겠나. 언론도 마찬가지"라며 "LOI를 다 된 밥처럼 홍보하는 정부나 언론들도 문제지만, 그럼에도 지금처럼 불경기에 이런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잘 되기 바라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