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현우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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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 대한 평가는 50년대 후반 이후부터 크게 달라진다.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는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 모두 그를 통해 시작됐다. 그의 한마디에 수천만명이 굶어죽고, 수천 년 유산이 파괴됐다.
덩샤오핑(鄧小平)을 비롯한 후기 지도자들은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새로운 정치 체제를 구축했다. 1당 독재는 이어가되 견제와 균형이 가능하도록 권력을 분산한 것이다. 1인 독재가 오래 이어지면 얼마나 위험한지 그들은 알았다.
지난달 열린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이 모든 게 무너졌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3연임을 확정했고 ‘7상 8하’ 등 관례는 모두 깨졌다. 중국 지도부 전체가 시진핑의 사람들이다. 사실상 새로운 장기집권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중국 내 ‘정치 리스크’가 부각되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사드 보복’을 겪었다. 중국에서 당장 ‘제2의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미국과 무역 갈등 국면에서 그들이 어떤 ‘비상식적인 전략’을 구사할지 알기 힘들다.
이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유럽 주요국도 정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쏘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다음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도 눈여겨봐야 한다. 결과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유예 등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한국은 세계화 국면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며 성장해온 나라다. 수출로 먹고사는 경제 체질을 완성했지만 탈(脫) 세계화와 신(新) 냉전 시대에 대한 대비는 아직 부족하다.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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