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퍼붓는데 韓 방어 미사일 ‘또’ 오류…천궁 자폭 처리, 페트리엇 발사 취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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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충남 태안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열린 국방과학 합동시연에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인 천궁이 전시돼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수위가 크게 고조된 가운데 공군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미사일 발사 실패가 잇따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일 공군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개최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했다.

천궁은 발사 후 약 10여 초간 연소하면서 연료를 모두 소모했다. 이에 해상으로 약 25㎞ 날아간 뒤 폭발했다.

군은 "발사 전 유도탄이 비정상으로 확인돼 예비탄으로 교체 후 사격했는데 약 25km 비행 후 레이더와 유도탄 간 신호 불량으로 자폭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간 단계에서 유도탄과 사격통제레이더 간 교신이 계속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불안정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요격 미사일은 교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지상에 충돌하지 않도록 공중에서 폭파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천궁 교신 불량과 폭파 원인 등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제작 업체가 로그파일 등을 분석해 확인 중이다.

군은 천궁은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발사 모두 성공했지만 이번에 첫 실패했다고 전했다.

군은 "로켓을 달고 있는 미사일들은 이런 분야의 최고 선진국들도 90%만 해도 (발사) 성공률이 높은 것"이라며 천궁 발사 성공확률이 높다는 의미를 부연했다.

같은 대회에서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도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진행되지 않는 일이 있었다.

군은 "패트리엇 첫째 발은 정상 발사됐는데 둘째 발에서 사격통제레이더를 모니터하는 가운데 레이더에 ‘폴트’(오류)가 떴다"며 "실제 상황이 아니고 대회 중인 점을 고려해 안전을 위해 바로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2013년 이래 작년까지 보령에서 모두 23차례 발사됐다.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 비행해 요격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최근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우리 군 핵심 무기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불안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4일엔 우리 군이 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군부대 내부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발사 된 뒤 비정상 비행하다가 발사 예정 방향과 반대로 향한 것이다.

이튿날 새벽에도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겼다.

이 가운데 북한은 이날도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2단 분리까지는 성공했으나 이후 정상 비행을 하지 못해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지난 3월 16일 발사한 화성-17형은 고도 20㎞ 미만 초기 단계에서 폭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고각 발사해 단 분리까지 성공하면서 일부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말 이후 북한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 등을 이유로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포격 도발을 어어 왔다.

이날은 아예 전략적 도발로 간주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까지 쏜 것이다.

이에 북한의 남은 도발 카드가 사실상 7차 핵실험 단계밖에 남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ICBM은 핵 탄두 공격을 위한 운송 수단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고조되는 북한 핵 위협에 미국 전술핵 재배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이 지속되는 한 한반도에는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필요하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여권 일각 전술핵 재배치론을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재래식 무기만으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 우리 힘으로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확보해야만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 "북한의 핵미사일이 울릉도 서북쪽 바다가 아니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를 공격할 때 무슨 수로 막아낼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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