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유통상인도, 시민도 잘 모르는 ‘코세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08 19:15

성장산업부 서예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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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위캔이 무슨 행사인가요? 처음 듣는데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행사가 열리고 있는 지난 주말 서울 시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만난 쇼핑객의 말이었다.

코로나 19 일상회복에 따른 보복수요 증가와 올들어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이 혼재한 가운데 유통업계는 올해 ‘코세페 효과’를 크게 기대했었다. 그러나 10.29 참사(이태원 참사) 발생으로 코세페 개막식이 취소됐고, 애도 분위기로 정부나 유통업계 모두 행사 홍보와 마케팅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나마 애도기간이 겹친 지난 4∼6일 대형마트들은 가공식품·생필품 등 주력품목을 초특가 할인판매하는 ‘슈퍼위캔’ 행사를 차분하게 진행했지만, 일반시민은 물론 행사참여 주체인 기업 관계자 상당수도 슈퍼위캔 행사를 모르고 있었다. 애도 기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코세페 인지도와 존재감이 턱없이 낮았다.

코세페는 정부가 지난 2016년부터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모토를 내걸고 대대적으로 전개하는 ‘국가대표 쇼핑’ 행사이다. 올해로 벌써 7회째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코세페 인식은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행사 유통점에 만난 시민들은 여전히 "코세페가 뭐냐"며 되물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행사를 거듭함에도 코세페 존재감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로 해외와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쇼핑 혜택을 꼽고 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기업이 재고상품 장기간보유의 손실을 털어내기 위한 ‘떨이 판매’로 적극 활용하는 만큼 할인 폭이 연중 최대이고, 소비자 반응도 가히 폭발적이다.

코세페에 참여하는 기업에도 큰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만큼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자체 쇼핑행사에 집중한다. 당연히 소비자의 코세페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올해로 7주년을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10.29 참사 애도와 맞물려 ‘내수 진작’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아쉬움이 남지만, 코세페의 인지도를 높여 내년에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 도움이 되는 ‘상생의 코세페’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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